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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 http-equiv="content-type" content="text/html; charset=euc-kr"> 하나님이 일하실 기회를 차단하지 않는가? <meta name="generator" content="Namo WebEditor">

 

하나님이 일하실 기회를 차단하지 않는가?

나는 몽골에서 사역하려는 단기 선교팀을 받을 때 그들이 자신이 준비한 것에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사역하도록 권면한다. 서울의 어느 대형 교회는 단기선교를 철저하게 준비하기로 유명하다. 단기선교를 떠나기 전에 여러 차례 답사팀을 보내 샅샅이 실태를 조사하고 준비한다. 만약 숙박 문제나 차량 문제가 준비한 것과 달리 어그러지면 무척 힘들어하고 선교사들을 다그친다.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현지 상황을 자신들이 원하고 준비한 방식대로만 맞추려고 하는 것은 몽골과 같은 의외의 사건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환경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그들의 철저한 준비가 오히려 현지 선교사들을 지치고 힘들게 한다. 아울러 더 크게는 하나님이 일하실 기회를 모두 차단하는 것이 된다. 하나님이 자신들이 계획한 방법만을 통해 역사하시도록 제한하는 셈이 된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결코 우리의 계획에 제약을 받고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05년 여름 어느 교회 단기 선교팀에게서 많은 문의를 받았다. 지방에 전도를 나가게 되면 숙박이나 식사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 묻고 기도하세요. 저는 여러 차례 지방에 가지만 묵을 곳을 미리 알아놓고 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현지 상황에서는 어렵고요. 그저 하나님이 예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하지만 한 번도 잘 곳이 없어 노숙한 적이 없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전도하고 사역하면 잠잘 곳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

이런 식의 답변에 준비하는 사람은 무척 당황하고 답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선교에서 자기가 일하지 않고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기 원한다면 준비 과정에서부터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4년 겨울에 한 단기 선교팀이 왔을 때, 나는 그들과 함께 베르흐로 떠나가기 바로 전날 심한 감기에 걸려 몸져누웠다. 주일예배에도 간신히 참석했다. 혹시 하나님께서 내가 베르흐에 가는 것을 막으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하면서 이번 단기 선교팀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심을 느꼈고 내가 베르흐를 따라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나를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지하는 부분을 제거하시려는 하나님의 조처라고 느꼈다. 내가 못 따라간다는 말에 그들은 당황해했다. 혹 몇몇은 선교사가 무책임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상황을 모르는데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인솔 목사님이 물으셨다 나는 대답했다.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고 그저 그곳에 가서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통해 하시는 일을 보고 오면 됩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시고 그냥 떠나세요. 익숙한 것을 끊어버릴 때 하나님은 일하기 시작하십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 나아가는 것이 선교의 시작입니다. "

단기 선교팀이 전보다 더 비장한 눈빛을 하는 것을 보았다. 결국 그 팀은 '준비 없이' 나간노방전도에서 30여 명의 초청자 명단을 받아들고 왔다. 그중 15명이 주일예배 후 초청 시간에 복음을 받아들였다.

한국에서 온 단기 선교팀을 맞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준비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는 생각을 한다. "준비가 안돼서‥‥‥", "준비를 더 했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의 '준비'는 많은 경우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때마다 나는, 선교는 기도 가운데 하나님에 자신을 의탁하는 준비만 하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자기들이 무언가를 이곳에 퍼부어주고 간다는 생각보다는 하나님이 부족한 자신들을 사용해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보는 것이 선교이다.

자신의 계획을 내려놓고 미지의 영역으로 믿음만을 가지고 들어가는 훈련이 되지 않는다면 단기선교에서 얻을 것이 제한된다. 믿음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게 마련이다. 더 가진 사람이 더 갖는 것이다. 믿음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더 큰 믿음을 누리게 된다.

물론 선교사와 단기 선교팀마다 각자의 색깔과 방식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보다 우리가 사역 가운데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이 나를 통해 일하실 수 있도록 내 것을 내려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려놓음의 정도로 우리는 자신이 사역 가운데 얼마나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다. 내려놓음의 귀한 가치는 사역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길에서도 마찬가지가 않을까.

 

"내려놓음" (이용규 저, 규장) pp 141-143에서 인용

"내려놓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내려놓은 삶의 모습이 귀하군요. 선교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함께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