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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으로 잠을 깼습니다. 가슴 아프고 슬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바로 아래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를 읽어 주세요)

 

금요일 밤부터 고민거리가 있어 마음이 우울하고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우울한 마음으로 토요일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에 한글 교실에 가서 한 시간 동안 한글을 가르치고 교회를 떠나면서 그동안 교회를 안나오던 한 어린이 집을 심방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썸낭 전도사와 집을 찾아 갔습니다. 아이를 만나는 기쁨도 잠시 어린 아이의 어깨 위에 걸려있는 무거운 삶의 무게가 너무 아팠습니다. 집 대문을 나서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입양 후원란의 008-스라이 끼어"를 읽어 주세요)

 

집에 와서 점심을 먹는데 음식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대충 먹고 오후 2시 어린이 토요 모임을 위해 또 교회에 갔습니다. 작은 놀잇감 하나에 세상에서 제일 기쁜 표정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우울한 마음을 잊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소반나 백화점에 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좀 좋아졌습니다. 내일 주일 어린이 간식거리를 사서 집으로 갈려고 백화점 내에 있는 슈퍼에 갔습니다.

 

주일 간식거리를 사서 나오는데 지저분한 옷을 입은 네명의 아이들이 화려하고 커다란 백화점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우리교회 주일학교 아이들 세명과 같이 온 동생 한명 이렇게 네 명이었습니다. 로앗티, 썸낭, 스라이레악, 그리고 교회는 잘 나오지 않았던 로앗티의 동생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아이들도 깜짝 놀라며 인사를 했습니다. 왠일이냐고 물었더니 놀러 왔다고 합니다.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니 걸어서 왔답니다. 집에서 백화점까지는 적어도 30분을 걸어야 하는 먼 길입니다. 아이들에게 잘 놀다 가라고 말하고 백화점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아서서 백화점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사람과 제가 흩어져서 아이들을 찾았습니다. 3층까지 올라가서야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 사줄께 가자고 했습니다. 입이 찢어집니다.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1층에 있는 햄버거 가게로 데리고 갔습니다. 햄버거 가게에 들어온 아이들은 무얼 어떻게 할지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가서 자리에 앉으라고 했습니다. 아이스크림 중에 제일 큰 것을 4개 시켰습니다. 들고와서 나눠주니 손을 모아 "어꾼"이라고 합니다.

 

물어 보았습니다. "햄버거 먹어 봤니 ?" " 아니오"

 

그래 맞아. 하루 종일 일해서 1-2불 버는 엄마 아빠에게 하나에 1불이 넘는 햄버거를 사달라고 말도 해 보지 못했겠지 생각했습니다.

 

"아이스크림 먹어 봤니?" 아이들이 대답합니다. "처음이예요"

 

그 대답에 또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좋아한다고 말했던 아이스크림을 이제 처음 먹어 보고 있는 것입니다.

 

왕복 한 시간이 넘는 땡볕을 걸어서 백화점 구경 왔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에어콘이 시원한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옮겨 타며,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햄버거 먹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그들의 행복이었을 것 입니다. 아마 처음으로 햄버거 가게의 의자 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보았을 것입니다. 또 우울해졌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들고 온 세상을 얻은 듯 기쁜 얼굴로 먹는 그 얼굴 때문에 슬펐습니다. 그들의 그런 얼굴을 더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먹고 잘 놀고 가라고 말하고 먼저 나왔습니다.

 

집에 와도 자꾸 눈에 밟힙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스라이 끼어의 이야기를 쓰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야기를 쓰고 백화점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썼습니다. 오늘 하루는 자꾸 눈물만 납니다. 참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