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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사역자를 만난다는 것은 참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비교적 선교 역사가 짧고 어릴때부터 신앙 훈련을 받으며 자라난 청년들이 드물기 때문에

신실하고 헌신된 사역자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늘 기도 제목 가운데 하나가 신실한 사역자를 만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올해도 신학교에 입학할 새로운 사역자를 구하려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청년을 만났습니다.

 

지금부터 약 6-7개월 전에 우리교회에 젊은 청년 남여가 처음 교회를 나와 예배를 드리고 갔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그때부터 계속 교회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심방을 갔습니다. 처음에는 신혼 부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부부 아닌 부부였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남자들에게 많은 지참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움막같은 곳에 앉을 자리도 없는 흙바닥 위에 침대 하나 달랑있는 그런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남편은 막노동을 하고 부인은 폐병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겁이 덜컥났습니다. 혹시 폐병이 우리교회 아이들이나 나에게 전염되면 어떡하나?

그런데 교회 나오는 부부를 폐병이니 나오지 마시오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래, 하나님께 맡기자.

이렇게 처음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6-7개월동안 거의 매주일 빠지지 않고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성격이 소극적인지 인사만 나누고 별 다른 대화를 많이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썸낭 전도사에게 가끔 심방 가서 기도하고 근황을 살피라고 했습니다.

토요 청소년 기도 모임 때 우리 청소년들이 폐병에 걸린 자매를 위해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치료해 주세요. 하나님 도와 주세요. 청소년 아이들이 그 자매의 이름을 불러가며 통성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한달 정도 교회를 안나왔습니다.

집에도 사람이 없었습니다.

혹시 폐병이라더니 나쁜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난 주일 부부가 다시 교회를 나왔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왜 교회를 안나왔느냐고 물었더니 고향에 가서 결혼식을 하고 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뻐서 축하한다고 말하고 결혼식에 못가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결혼 축의금을 조금 주었습니다.

 

정식 부부가 된 두 사람이 교회를 나가면서 썸낭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사람이 돌아간 이후에 썸낭이 하는 말이 신랑이 신학 공부를 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깜짝 놀라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예전부터 신학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결혼을 하면서 결심을 굳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가서 내일 내가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시간 약속을 하라고 했습니다.

오늘 약속한 시간에 교회에서 났습니다.

두시간 가까이 면담을 하고 아내까지 불러서 면담을 했습니다.

 

남편의 이름은 짭 싸라(22세), 아내의 이름은 안 다니(21세)

이름 엄청 외우기 쉽습니다. 남편은 먹지말고 잡숴라 - 짭 싸라, 아내 이름은 모르다니가 아니고 안다니 ^^;

싸라의 아버지는 교회 지도자입니다(정식 목사가 아닌 가정교회 지도자).

고향인 베트남과 국경 지역인 스바이리엥에서 15명 정도 교인이 있는 가정교회 지도자입니다.

 

싸라가 중학교 2학년을 마친 후에 아버지가 학교를 그만 두라고 해서 그것이 학력의 전부입니다. 

아버지가 재혼을 한 이후에 새엄마가 싸라를 구박하는 바람에 거의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고향 근처에 있는 성경학교에 입학을 해서 7개월을 공부했는데

그곳에서 지금의 아내인 다니를 만났습니다. 다니도 그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학교에서 두 사람이 뜨거운 사랑을 불태우는(?) 바람에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되지 못한다고 학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동거를 했는줄 알았는데 동거를 한 것은 아니고, 너무 열심히(?) 사랑을 했는가 봅니다.

 

학교에서 나온 후에 갈 곳이 없어서진 두 사람은 프놈펜으로 이사를 왔고

우리 교회 근처의 빈민가에 10불짜리 월세방을 얻어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막노동을 하며 아내를 부양하고 약값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찾다가 우리 교회 간판을 보고 처음 예배를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만남이 시작된 것입니다.

 

결혼식을 해야하는데 다행히 아내의 집안이 예수를 믿는 집안이고 이미 동거를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큰 지참금 없이 결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싸라의 부모나 형제들은 아무도 결혼식에 오지 않았고 아내인 다니의 가족과 함께 교회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마쳤습니다.

 

결혼식을 마친 이후에 그동안 결혼식도 하지 않고 동거 생활을 했던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안았던 일이라 고백하고

회개의 기도를 드린 후에 중단했던 신학 공부를 새롭게 시작할 결심을 하고 프놈펜으로 돌아와서 다시 우리 교회에 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청년의 마음이 정말 신학을 공부할 준비가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신학 공부를 하면 돈을 못 벌텐데 결혼해서 어떻게 먹고 살것이냐라고 물었더니

"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학교 공부하면 금, 토요일에는 막노동판에 가서라도 일해서 가족을 먹여 살릴수 있습니다. 학비만 도와 주십시오."

마음의 자세가 이미 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교사가 주는 돈으로 먹고살 생각을 안하고 자기 힘으로 벌어서 살테니

공부만 시켜 달라는 자세가 저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신학 공부를 마치면 반드시 시골에 가서 교회를 개척해야한다. 프놈펜을 떠나서 시골로 가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내의 고향 지역에는 아직 교회가 없습니다. 그곳에서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내의 고향은 스바이리엥이라는 지역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는 오지라고 합니다. 그곳에 교회가 없으니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꿈도 있었습니다.

 

남편의 이야기만 들을 수 없어서 대화를 나누다가 아내를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예전에 폐병이 있다고 했습니다. 몸이 여간 약한 것이 아닙니다. 바람 불면 날아갈 정도입니다.

먼저 병에 대해 물었습니다. 뜻밖의 대답을 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병이 다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이냐고 물었더니 정말이랍니다. 아무런 이상이 없고 원래 허약 체질이라며 물을 많이 먹으라고만 하더랍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래서 남편과 함께 사역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부터 당장 함께 일하기로 하고

가을에 신학교에 입학을 시켜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아내는 가을에 유치원 교사 교육을 위한 학교에 보내서 교육을 받게할 계획입니다.

 

부부가 돌아가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미련하고 믿음이 없고 바보같은 선교사인지 깨달았습니다.

다니가 폐병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매주 토요일 우리교회 청소년들이

기도모임을 모일때마다 "다니"의 이름을 부르며

치료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제 기억에 5-6개월은 된 것 같습니다.

싸라와 다니는 우리가 토요일마다 통성으로 뜨겁게 기도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병원에 갔더니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답니다.

 

저는 "그래 캄보디아 의사들이 오진을 많이하지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가 기도했던 것은 싹 잊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의사가 오진을 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의료 후진국인 캄보디아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우리 기도의 응답이라고...아멘

 

새로운 사역자를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이제 남은 문제는 8학년 졸업의 학력으로는 신학교에 입학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신학교 담당자와 통화를 하며 이미 7개월의 신학 공부 경험이 있으니 입학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자격은 미달이지만 자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음에 대한 열정이니까요.

 

그리고 후원입니다. 신학생 한명을 양육하기 위해 생활비와 학비 등 매월 100불에서 120불 정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싸라는 결혼해서 가정이 있기 때문에 가정이 없는 썸낭이나 우돔 전도사보다는 좀 더 많은 생활 비용이 필요합니다. 약 150불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후원자를 만나서 신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IMG_583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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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꾸루톰 2011.03.08 08:52

    싸라의 신학교 학업과 사역을 위해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월 15만원의 후원이 필요합니다.

    캄보디아의 다음 세대를 이어가고 아직 복음이 들어가지 못한 지역에 교회를 세울 일꾼을 양육하는 사역에 함께 동역해 주실 후원자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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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꾸루톰 2011.05.29 23:19

    싸라의 후원자가 정해졌습니다.

    일산장로교회를 섬기시는 김기홍 선생님께서 싸라의 신학 공부 후원을 해 주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잘 훈련받아 캄보디아 복음화를 위해 귀하게 사용받는 일꾼이 되길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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