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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큰 늑대가 한 마리 살았습니다. 건기가 되어 저수지와 웅덩이에 물이 말라갈 때 늑대는 여기저기를 다니며 말라가는 웅덩이와 저수지에서 새우, 게, 물고기를 잡아먹었습니다. 어느 날 물이 거의 말라서 진흙 웅덩이가 된 곳에 많은 새우와 게, 물고기가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하고 아주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혼잣말로 ‘야, 오늘 운수 대통한 날이구나. 아주 배부르게 먹게 생겼네.’ 그 말을 들은 진흙 웅덩이의 똑똑한 새우가 늑대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늑대님, 우리는 모두 당신의 먹거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진흙 웅덩이에 있어서 온몸이 진흙으로 덮여 있으니 먹어도 맛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욕심 많고 어리석은 늑대는 귀가 솔깃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새우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늑대님이 여기 웅덩이에 엎드리면 우리가 모두 늑대님의 털에 붙겠습니다. 그러면 늑대님은 우리를 데리고 깨끗한 물이 있는 웅덩이에 가서 진흙을 모두 씻은 후에 드시면 됩니다.”


늑대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진흙 구덩이에 엎드리고 새우며 게 물고기는 늑대의 털에 붙었습니다. 늑대는 다시 일어나 주변에 깨끗한 물이 있는 넓은 호수로 갔습니다. 털에 붙어있던 새우는 모두 물속으로 뛰어들며 “늑대님 다시 가서 남아있는 새우와 물고기, 게를 다 데리고 오세요. 우리가 여기서 깨끗하게 씻고 늑대님을 기다리겠습니다.” 늑대는 기분 좋게 다시 갔다 와서 모두 물에 내려 주었습니다. 그러나 물어 들어간 새우와 게, 물고기는 깊은 물속으로 다 도망가 버렸습니다.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화가 난 늑대는 동료 짐승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코끼리, 하마, 호랑이와 크고 작은 보아뱀, 하늘을 나는 새까지 다 불러서 우리가 이 호수의 물을 다 퍼내고 물고기와 새우를 잡아먹자고 했습니다. 뱀으로 둑을 만들고 다른 모든 짐승이 물을 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본 물속의 새우는 깜짝 놀라고 두려워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때 물고기 한 마리가 말하기를 “내가 들었는데 지혜로운 토끼가 있는데 어려움에 빠진 짐승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니까 우리가 그 토끼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면 어떨까?” 모두 좋게 여겨 그 물고기를 지혜로운 토끼를 찾아서 도움을 청하도록 보내었습니다.


물고기는 종일 찾아서 헤매다가 밤이 되어서야 토끼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의 사정을 말하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사정 이야기를 다 들은 토끼는 물고기에게 걱정하지 말고 먼저 돌아가라고 말하며 가서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토끼가 호수에 도착했을 때 짐승들이 호수의 물을 계속 퍼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토끼는 벌레가 파먹은 자국이 있는 나뭇잎을 하나 들고서 큰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동물 여러분! 나는 하늘의 신 '언뜨리'의 서신을 가지고 와서 여러분들에게 읽어 드리겠습니다. 언뜨리신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지금 바로 땅으로 가서 새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늑대의 목을 꺾고 코끼리의 상아를 뽑아 버릴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짐승들은 큰 두려움에 빠져 서로 빨리 도망가려고 밟고 밟히다가 자기들이 뱀으로 만든 둑을 밟아 무너뜨리는 바람에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전부 물에 빠져 새우와 물고기들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모든 짐승이 토끼의 지혜로움과 총명함에 놀라 “지혜로운 토끼”라는 별명을 붙이고 두려워하며 존경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