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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컬”과 “코잇”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 둘은 각각 다른 지역에서 다른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컬이 작은 항아리 하나에 똥을 가득 싸고 냄새가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입구를 꽁꽁 묶었습니다. 코잇은 칼을 만들었는데 칼날은 아주 짧게 만들었지만, 손잡이와 칼집은 아주 멋지고 커다랗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만들 칼을 팔기 위해 들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그때 컬도 똥이 가득 든 항아리를 팔기위해 길을 가다가 우연히 코잇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코잇에게 이 항아리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쁘로혹(캄보디아 전통 생선 젖갈)”이 있는데 사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파는 “쁘로혹”은 날것으로 먹어도 좋고 삶거나 익혀서 먹어도 아주 맛있는 것이라며 말했습니다.


코잇은 쁘로혹을 가지고 싶어서 “내가 아직 칼을 못 팔아서 돈이 없는데 혹시 이 칼과 쁘로혹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컬은 좋다고 말하며 항아리와 칼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자신의 쁘로혹은 절대 아무 때나 열어서는 안 되고 꼭 요리할 때 열어서 사용해야 한다며 길을 가다가 중간에 열면 금방 상해서 못 먹게 된다고 당부를 했습니다. 그러자 코잇 역시 말하기를 자신의 칼은 너무 날카로워서 함부로 칼집에서 빼면 안 되고 꼭 필요한 때만 칼을 빼야한다고 했습니다.


쁘로혹을 사게 된 코잇은 기분 좋게 집으로 가서 아내에게 쁘로혹이 생겼으니 이걸로 식사를 준비하라고 내어 주었습니다. 아내는 항아리를 받아들고 식사를 준비하면서 쁘러혹 항아리를 열었는데 역겨운 구린내가 나가도 하지만 아무리 봐도 보통의 쁘로혹과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게 무슨 쁘로혹이냐고 물었더니 아주 귀한 생선으로 만든 쁘로혹이니 걱정 말고 요리하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이상했지만, 남편의 말을 믿고 요리에 사용하기 위해 한 국자 퍼내다가 손에 묻어서 맛을 보았는데 쁘로혹이 아니라 똥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쁘러혹의 실체를 알게된 코잇은 박장대소를 하며 “야, 그 녀석도 나만큼 똑똑한 놈이구나”라고 말하고는 그 사람을 찾아서 친구로 삼아야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컬 역시 좋은 칼을 얻어서 기쁜 마음으로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개 한 마리가 오더니 요리하려고 말려둔 레몬그라스에 오줌을 누었습니다. 화가 난 컬은 개를 죽이려고 칼을 찾아 뽑았는데 칼날이 짧아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컬은 짧은 칼을 보더니 역시 크게 웃으며 “야, 이녀석 보통이 아니구나. 나처럼 아주 똑똑한 녀석이네.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코잇을 찾으러 집을 나섰습니다.


둘은 서로를 찾아 길을 가다가 중간에 만났습니다. 컬은 코잇에게 어디 가느냐고 묻자, 너를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했고, 코잇 역시 컬을 찾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친구가 되어 같이 길을 갔습니다.


길을 가던 중 한 마을에서 큰 부자가 나이 들어 죽은 상갓집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본 컬과 코잇은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우리 동네 최고 부자가 어제 죽어서 내일 장례식을 준비한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둘은 그 말을 듣고 죽은 부자의 재산을 차지하기로 의논 하였습니다.


코잇은 부자의 유언이 쓰인 가짜 유언장을 만들고, 컬은 부자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 속에 몰래 숨어들었습니다. 유족들이 슬픔에 울고 있느라 관 속에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코잇을 가짜 유언장을 들고 상가에 들어가서 유언장이라며 크게 읽었습니다.


“나의 양자 코잇은 어릴 때부터 불쌍하게 살았다. 나는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 곧 죽을 테니 불쌍한 양자 코잇에게 그가 원하는 만큼의 재산을 나누어 주어라” 


코잇이 가짜 유언장을 읽자 유족들은 아버지의 서명도 없는 유언장이라며 믿을 수 없다고 했지만 코잇은 그러면 아버지에게 직접 물어보고 아버지가 정말이라고 대답하면 유언장대로 하고 만약 아무런 대답이 없으면 가짜로 인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유족들도 동의를 하고 부자의 시신이 있는 관 앞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혹시 코잇에게 유언장을 보내 일이 있습니까?”


관 속에 있던 컬은 “그래 내가 보내었다. 코잇이 왔느냐?”고 대답을 했습니다. 유족은 지금 여기에 코잇이 와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관 속의 컬은 다시 말하기를 “지금 나가서 황소 두마리가 끄는 달구지를 준비해서 코잇이 원하는 것으로 무엇이든지 가득 채워 주라”고 말했습니다.


죽은 아버지의 대답을 들은 유족은 믿을 수 없다며 관을 열어보자고 했지만 다른 모든 친척이 죽은 사람의 관을 여는 것은 예의가 아니며 꿈에 나타난다며 반대를 하였습니다. 할 수 없이 유언장대로 유족들은 달구지를 준비해서 원하는 대로 황소 두 마리가 끌수 있는 양만큼 실어 주었습니다. 코잇은 아주 기분 좋게 달구지를 끌고 상가집을 떠났고 관 속에 있던  컬은 유족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무사히 관을 빠져나왔 두 사람은 다시 만나 달구지를 끌고 길을 갔습니다.


큰 재물을 챙긴 두 사람은 길을 가다가 배가 고팠습니다. 그런데 인적이 드문 숲에서 밥을 하면 혹시 산적을 만날까 두려워 한 명이 근처 마을에 가서 먹을거리를 구해서 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한 명은 마을로 내려가서 먹을 것을 구해서 먼저 실컷 먹고 남은 것을 바나나 잎에 사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주기 위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혼자 모든 재물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음식에 독을 넣었습니다. 남아서 음식 가져 오기를 기다리던 친구도 혼자 모든 재물을 가지고 싶어서 돌아오는 길목에 덫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음식을 가져오던 친구는 덫에 걸려 그 자리에서 죽어 버렸고, 남은 한 친구는 죽은 친구가 들고 오던 음식을 먹고 같이 죽어 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숲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달구지에 가득한 재물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서 어떻게 할지 몰라 생각하다가 이 재물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을지 먼저 확인해 보고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황소와 달구지를 사람들이 갈 수 없는 더 깊은 숲속에 잘 묶어놓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서 그는 자신의 아내가 비밀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 아니면 입이 가벼운 사람인지 시험해 보고, 비밀을 잘 지키는 입이 무거운 사람이면 그 재물을 자기가 모두 집으로 가지고 오고, 입이 가벼워 비밀을 지키지 못하면 모든 재물을 왕에게 바치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아내를 시험하였습니다.


그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오늘 숲에 갔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 변을 보았는데, 내 엉덩이에서 까마귀 한 마리가 갑자기 나와서 하늘로 날아갔어. 이건 비밀이니까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비밀을 지키겠다고 말하고 동네 사람 한 명에게 말하기를 “이건 비밀인데, 우리 남편이 숲에서 변을 보는데 엉덩이에서 가마귀 두 마리가 나와서 날아갔데...”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까마귀 세 마리가 나왔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네 마리, 다섯 마리, 나중에는 열 마리가 나왔다는 소문이 온 나라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 소문을 들은 왕은 소문의 당사자를 찾아서 데려오라고 명령했고, 결국에는 그 사람이 왕 앞에 불려가게 되었습니다. 왕은 이 소문이 진실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대답하기를 “사실은 아내가 입이 무거운 사람인지 아닌지 알고 싶어서 거짓말 한 것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숲에서 큰 재물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그 재물을 모두 왕게 바친다고 대답했습니다. 왕은 재물을 보더니, 절반은 왕실 금고에 넣고 절반은 그 사람에게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