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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승려가 제자 한 명을 거느리고 절에 살고 있습니다. 제자의 이름은 “플룬”이었습니다. 플룬은 말썽꾸러기이지만 스승은 어리석고 순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도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음식이나 절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는 사람도 없었고 집으로 초청해서 음식을 대접하는 신도들도 없었습니다. 있는 것이라고는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스승이 생각하기를 “요즘 신도들이 절에 필요한 물건을 갖다주지 않으니 내가 직접 시장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야겠다”하고 제자인 플룬에게 코끼리를 풀어와서 타고 시장에 갈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플룬은 코끼리를 끌고 와서 둘은 같이 타고 시장으로 갔습니다.


시장에 도착하자 스승은 플룬에게 가서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 필요한 물건을 사 오라고 했습니다.  플룬은 시장에 들어가서 소금 한 자루를 사서 어깨에 메고 왔습니다. 그것을 본 스승은 말린 생선이나 젖갈을 사 오지 왜 소금만 사왔느냐고 물었습니다. 플룬은 소금은 오래되어도 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사 왔다고 했습니다. 제자의 대답을 들은 스승은 할 말이 없어서 소금을 들고 절로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스승은 코끼리를 타고 플룬은 어깨에 소금 자루를 메고 절로 돌아가는 길에 플룬이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콧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니 소금 자루가 무겁지 않으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플룬은 “예, 스님. 소금 자루가 하나도 무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금 자루를 들고 걸으니 신이 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스승은 그 대답을 듣고 자기가 소금 자루를 들고 신나게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플룬에게 네가 코끼리를 타고 내가 소금을 들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코끼리 등에 타는 제자에게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저 앞에 보이는 나무 그늘에서 자기를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막상 소금 자루를 들어보니 너무 무거워 걷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플룬은 코끼리를 타고 앞서가면서 기다리라한 나무 그늘을 지나쳐 곧장 절로 가버렸습니다. 혼자 남은 스승은 무거운 소금 자루를 어깨에 메고 걷다 쉬다 절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한참 가다가 도저히 무거워 더 갈 수 없게되자 소금 자루를 내려놓고 나중에 플룬을 보내서 들고 오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길가에 두면 지나가는 사람이 소금 자루를 가지고 갈 것 같아서 사람들 눈에 뛰지 않는 곳에 숨겨 두고 가려고 장소를 찾다가 근처 연못 속에 던져두었습니다.


절에 도착한 스승은 플룬에게 왜 기다리지 않고 혼자 가버렸느냐고 묻자 코끼리를 세우려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고 절까지 와버렸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 소금 자루는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연못 물속에 연잎으로 보이지 않게 잘 숨겨 두고 왔다고 대답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스승과 제자는 소금을 건져오기 위해 같이 연못으로 같습니다. 물에 들어간 플룬은 “아이고, 스님, 물속에서 소금이 다 녹아 버리고 빈 자루만 남았습니다”라고 소리쳤습니다. 빈 자루를 들고나오는데 그 자루 속에는 메기 한 마리가 들어있었습니다.  스승은 자루 속의 메기를 보더니, 이놈이 우리 소금을 다 먹었다며 메기를 손바닥으로 때렸습니다. 그런데 그 메기는 독 가시가 있어서 스승의 손이 가시가 찔렸습니다. 스승은 플룬에게 가시를 뽑아달라고 했고 플룬은 겨우겨우 독 가시를 뽑았습니다. 그러나 독 기운과 상처 때문에 스승은 점점 고통스러워졌습니다.


겨우 절로 돌아와서 스승은 플룬에게 배가 고프니 밥을 하고 이 메기를 요리해서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스승은 독기운 때문에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스승님이 잠이 든 사이에 음식을 다 만든 플룬은 혼자서 밥과 생선을 다 먹고, 밥 한 숟가락과 생선 뼈만 남겨 두었습니다. 스승이 독 기운이 사라지고 잠에서 깨자 플룬은 밥상에 남은 음식을 들고 와서 스승에게 말하기를 자기가 밥을 해서 두었는데 스승님이 잠든 사이에 파리가 날아와서 다 먹고 이것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플룬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화가 난 스승은 방 안의 모든 파리를 다 잡으라고 했습니다. 플룬은 날아다니는 파리를 잡다가 한 마리가 스승의 콧등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힘껏 내려쳤습니다. 콧등을 맞은 스승은 코에서 피가나고  고통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플룬은 겁이 나서 집으로 도망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절에서 일어났던 일을 말했습니다. 부모는 다시 절로 돌아가라고 했지만 겁이 난 플룬은 가지 않았습니다. 스승이 집으로 찾아와서 플룬을 다시 절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플룬은 스승이 나중에 자신을 때릴까 두려워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자가 절로 돌아오지 않자, 스승은 제자가 절로 돌아오게 하는 비밀스러운 마법 주문을 암송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플룬이 무서워서 다시 절로 몰래 돌아왔습니다. 평소에 스승님의 마법 주문은 효험이 강하다고 느낀 풀룬이 지레 겁을 먹고 돌아온 것입니다. 절로 돌아온 플룬이 스승님을 찾아보니 방에 혼자 앉아서 주문을 암송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가가서 “스님, 뭐하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제자가 다시 돌아온 줄 깨달은 스승은 거짓말로 자신이 오늘 아침에 새로 배운 마법 주문인데 이 주문을 암송하면 자신의 몸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신비한 주문이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자신의 주문이 효험이 있어서 제자가 다시 절로 돌아왔다고 확신에 차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플룬은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스승님의 방으로 들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식사하시라고 말씀드리자 스승님은 이리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플룬은 밥상을 스승님의 머리 위에다 올렸습니다. 스승님이 왜 밥상을 머리 위에 두느냐고 말을 하니 스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들었다고 또 머리 위에 올려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스승님의 몸이 보이지 않아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다며 했습니다. 스승은 어제 자신이 거짓말로 몸이 안 보이는 마법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정말 몸을 안 보이게 했다고 믿고 그 주문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외웠습니다.


며칠 후 한 신도가 스님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플룬은 스승님의 속옷이 너무 낡아서 입을 수 없으니 겉옷만 걸치고 가시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사람들이 스승님의 몸을 볼 수 없으니 속 옷을 입으니 벗으나 마찬가지라며 겉옷만 걸쳐도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제자의 말을 듣고 스승은 속옷 없이 겉옷만 입고 신도의 집으로 갔습니다.


신도의 집에 도착한 스승이 식사를 위해 집으로 들어가서 앉아 있는데 속옷을 입지 않아서 벌거벗은 몸이 다 보였습니다. 모여있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쏙닥거리며 웃었습니다. 그제야 자신의 벗은 몸이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는 것을 깨달은 스승은 부끄러움에 식사도 못 하고 절로 돌아와서 불같이 화를 내었습니다.


그러자 플룬은 그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스승님의 잘못이라고 우기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님, 혹시 그 신도의 집으로 가실 때 어느 길을 따라가셨습니까?”라고 묻자, 스승은 그야 당연히 동쪽 길을 따라 걸어갔다고 했습니다. 그때 플룬은 “그것 보세요. 이건 다 스님의 잘못입니다. 지난번에 제가 스님께 마법 주문을 배우고 나서 “스뻐으” 열매를 먹는데,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법 주문을 외운 후에는 절대 “스뻐으” 열매를 먹으면 안 된다며 그 열매를 먹으면 마법의 효과가 없어진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오늘 스님이 가신 그 길이 바로 “스뻐으”나무 열매가 있는 길이라서 그 길을 가는 동안 마법이 다 풀려서 사람들이 스님의 몸을 보게 된 것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스승은 제자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네 말이 맞는다며 인정하였습니다. 그 후로도 플룬은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오랫동안 기쁘게 잘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