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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마을에 두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약속하기를 나중에 가난해지거나 부자가 되거나 결혼하더라도 서로를 도와주며 사이좋게 지내자고 하였습니다. 오랜 후에 그들은 모두 결혼은 하였는데 한 친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갖춘 여자와 결혼 하였고 다른 한 명은 모든 면에서 부족한 여자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여자와 결혼 친구가 어느 날 잠자리에서 아내와 이렇게 대화를 하였습니다. “우리가 빨리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려면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아내가 대답하기를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보세요. 내가 열심히 도울게요. 농사를 지으라면 짓고 장사를 하라면 장사하겠어요.”

 

다음날 다시 잠자리에서 남편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주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 같아.” 아내가 궁금해서 “그 방법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바다에 가면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수많은 배가 값진 보물을 싣고 다니는데 어떤 배는 바다에 침몰하거든. 그러니 바다 밑바닥에는 지금까지 침몰한 수많은 배가 있을 것이고, 그 배에는 엄청난 보물이 있을 거야. 그러니 우리가 바닷물을 다 퍼내서 바닥이 드러나면 그걸 가져오면 돼. 그뿐만 아니야, 바다 물을 퍼낼 때 바다에는 수많은 고기가 있으니 그것들도 다 잡아서 굽거나 말려서 팔고 또 젓갈을 담아서 팔면 이거야 말로 일거양득 아니겠어! 내일 아침부터 당장 바닷물을 퍼내러가자.”

 

다음 날 아침 일찍 남편과 아내는 바닷물을 퍼내기 위해 바닷가로 갔습니다. 바닷가 한 곳에 자리 잡은 부부는 바가지를 들고 바닷물을 퍼내기 시작했습니다. 점심때가 될 때까지 쉬지 않고 퍼내고, 점심 먹고 또 퍼내고, 늦은 저녁까지 퍼내었습니다. 밤에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또 똑같이 물을 퍼내었습니다. 그렇게 닷새를 꼬박 물을 퍼내고 다음 아침에 또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남편은 눈을 갸름하게 뜨고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더니 “야, 물이 많이 줄었는데...”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도 역시 “그래요, 이대로 보름 정도만 더 하면 물을 다 퍼낼 수 있겠어요. 그러면 바닥에 있는 보물도 건져오고, 크고 작은 물고기를 다 잡아 굽고 말리고 젓갈 담아서 장사도 하고 금방 부자가 되겠어요”라고 말하고 또 물을 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바닷속 물고기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서로 말하기를 “야, 이거 큰일 났네. 머지않아 바닷물이 다 마르면 우리 꼼짝없이 다 죽었네. 빨리 용왕님께 가서 이일을 말씀드리고 대책을 세워야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들이 용왕님께 몰려가서 자신들이 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했습니다.

 

용왕은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 물고기들에게 얼른 가서 용궁의 보물 창고 문을 열고 각종 금은보화를 다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들에게 각자 보물을 나눠서 들고 그 부부에게 가서 이 보물을 주면서 바닷물 퍼내는 것을 그만하도록 사정하라고 했습니다. 수많은 물고기 떼가 각종 금은보화를 입에 물고 바닷가로 와서 부부에게 건네주면서 제발 이제 물을 그만 퍼내라고 사정을 하였습니다. 엄청난 보물을 얻은 부부는 아주 기뻐하면서 바닷물 퍼내는 것을 중단하였습니다.

 

어느 날 모든 것이 모자라는 여자와 결혼한 친구가 아내와 같이 친구의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가난하게 살던 모습이 아니라 좋은 집, 좋은 가구, 좋은 옷을 입고 있는 친구의 부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어떤 사업을 해서 이렇게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되었느냐고 그 비법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아내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해 주었습니다. 친구가 부자가 된 비법을 듣고 자신도 그렇게 해서 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내일부터 당장 바다로 가서 물을 퍼내자고 했습니다.

 

다음날 해가 중천에 뜰 때쯤 아내는 일어나서 아침밥을 하려고 쌀을 씻었습니다. 씻으면서 쌀을 절반이나 물과 함께 흘려보내 버렸습니다. 아침을 먹고 부부는 오후가 되어서야 바닷가에 도착해서 잠깐 물을 퍼내고 밤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닷새를 했습니다. 다음날도 평소처럼 느지막이 바닷가에 왔는데 지난번처럼 물고기들이 이번에 다른 사람이 바닷물을 퍼내고 있으니 또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하고 부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았습니다.

 

바닷가에 도착한 아내는 바닷물을 보더니, 닷새나 물을 퍼내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그만둬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물고기들은 안심하며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보물을 갖다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남편 역시도 불평하며 물을 퍼내다가 부부가 말싸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싸움이 점점 격해지더니 서로 머리를 잡고 싸우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서로 옷을 잡아당겨 둘 다 벌거벗은 몸이 될 때까지 싸웠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물고기들이 부부가 벌거벗은 몸으로 계속 싸우는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를 하였습니다. 그 중에 “썬다이(생선의 종류)”는 너무 크게 입을 벌리고 웃다가 입이 찢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썬다이”는 입이 큰 고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싸우다 지친 부부는 싸움을 그치고 바닷가에 떠밀려온 미역과 해초를 거두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해초를 말리기 위해 담벼락에 널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그냥 버려두어 나중에 다 썩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