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전래 설화 제 29화 - 도끼는 도끼로, 그릇은 그릇으로

by 로꾸루톰 posted Dec 1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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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도끼는 도끼로, 그릇은 그릇으로

 

옛날 옛날에 어떤 부부가 장성한 아들과 함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남편이 마을의 부자집에 가서 도끼를 빌려 산에 나무를 하기 위해 갔습니다. 한참 나무를 하던 도중에 그만 도끼날이 빠져서 멀리 날아가서 지나가던 사슴의 몸통에 박혀 버렸습니다. 깜작 놀란 사슴은 멀리 도망가 버렸고 남편은 사슴의 뒤를 따라갔지만 찾지를 못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와 아들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부자에게로 가서 도끼날을 잃어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부자는 “그 도끼는 우리 부모님으로 부터 물려받은 우리 집안의 가보와 같은 것으로 내가 가장 아끼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자신이 새 도끼를 사서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부자는 자신의 도끼로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할수없이 남편은 그러 새도끼 두개로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부자는 거절했습니다. 열자루의 새 도끼를 주겠다고 까지 했지만 부자는 자신의 도끼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할수없이 집으로 돌아와서 세명의 가족이 모여 어떻게 할지 의논하다가 장성한 아들을 도끼를 대신해서 부자집에 주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가난한 부부는 장성한 아들을 데리고 부자집에 가서 자신의 아들을 도끼 대신 갚겠다고 했습니다. 그제야 부자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도끼도 없이 다시 산으로 나무를 하기 위해 갔습니다. 여기저기 산을 다니다가 우연히 도끼날이 몸통에 박혀 죽은 사슴을 발견하였습니다. 남편은 도끼 날을 가져다가 깨끗하게 씻어서 부자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도끼날을 찾았으니 아들을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부자는 도끼날이 자신의 것이 맞는지 자세히 살피더니 아들을 돌려 주었습니다. 가난한 부부는 다시 아들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아 쌀을 추수할 때가 되었습니다. 가난한 부부는 추수한 쌀을 볶아서 “엄복*”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 부잣집 딸이 그곳을 지나다가 쌀을 볶는 구수한 냄새에 배가 고파 집으로 가서 자신도 쌀을 볶아 “엄복”을 만들려고 그릇을 찾았더니 적당히 볶을 그릇이 없어서 가난한 부부에게 가서 쌀을 볶을 그릇을 빌려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쌀을 볶는데 그 냄새를 맡은 개가 달려드는 바람에 그릇이 깨져 버렸습니다.

 

부자는 깨진 그릇을 들고 가난한 부부를 찾아가서 전후 사정을 말했습니다. 그러자 가난한 부부는 갑자기 가슴을 치며 울며 말하기를 “이 그릇은 우리 조상 대대로 물려 받은 유산입니다. 우리는 이것이 없으면 안됩니다. 원래 대로 돌려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부자가 새로운 그릇으로 주겠다고 했지만 가난한 부부는 거절하고 자신의 것을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화가난 부자는 가난한 부부를 고소해서 법정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재판장의 판결은 새로운 그릇을 사서 갚아주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그 판결에 불복하며 바로 자신의 그 그릇으로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가난한 부부가 재판에도 불복하자 부자와 재판장이 화가나서 왕에게 이 사건을 판결해 달라고 상소를 하였습니다.

 

왕의 재판정에 불려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왕 앞에서 신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왕에게 부자가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귀한 그릇을 빌려가서 깨트렸다면서 다른 어던 것으로 보상이 안되고 바로 그 그릇으로 되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왕은 가난한 사람이 이렇게 고집을 피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왜 그러는지 자세히 물었습니다.

 

그대 가난한 자는 일전에 자신이 부자집의 도끼를 빌려 잃어 버렸을 때 부자는 어떤 보상도 원치 않고 바로 그 도끼를 돌려 달라고 해서 결국에는 자신의 아들로 도끼를 대신해서 갚은 적이 있다고 말하며 다행스럽게도 잃어버린 도끼를 찾아서 아들을 돌려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왕은 부자에게 그것이 사실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부자는 모두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들은 왕은 부자에게 “너의 딸을 가난한 사람의 집으로 보내서 너가 깨트린 그릇을 대신하도록 하여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모두 왕의 판결을 받아 들이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엄복 : 쌀을 볶아서 만든 일종의 누룽지와 같은 간식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