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전래 설화 제 30화 - 여자들의 귀고리에 대한 이야기

by 로꾸루톰 posted Dec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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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성들은 예외 없이 귀에 구멍을 뚫어 귀고리를 하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여자아이도 역시 귀에 구멍을 뚫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왜 캄보디아 여성들은 태어나면 귀에 구멍을 뚫는지 그 유래를 알려 줍니다.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큰 부자가 살고 있습니다. 많은 금은보화뿐만 아니라 남녀 종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부자는 자신의 아내 몰래 여종 한 명과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처음에는 그 사실을 모르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 남편과 여종의 관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남편과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여종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종일 먼 곳으로 출타한 틈을 타서 아내는 다른 여종들과 함께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여종을 붙들어 묶어 놓고 종일 모진 매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여종의 귀를 벽에 대고 못질을 하여 버려두었습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종의 귀에 못이 박혀 벽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여종에게 전후 사정을 물었습니다. 여종은 종일 있었던 일을 주인에게 다 말하였습니다.

 

여종의 말을 들은 남편은 여종의 귀에 박힌 못을 빼내고 약을 발라준 후에 여종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서 피신을 시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종은 자신의 귀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이 다른 이웃들에게 너무 수치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주인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귀에 있는 큰 구멍을 없애 달라고 하였습니다. 주인은 그 구멍을 없앨 좋은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주인이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갑자기 생각나기를, 금 세공업자를 불러서 각종 보석과 금으로 여종의 귀에 뚫린 구멍과 같은 크기의 못을 만들어서 끼워두면 훨씬 보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유명한 금세공업자를 불러 여종의 귀에 맞도록 각종 보석과 금으로 예쁜 못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며칠 후 금세공업자는 아주 아름다운 귀고리 한 쌍을 만들어 왔습니다. 부자는 아주 흡족해서 그 귀고리를 들고 여종에게 가서 귀에 걸어 주었습니다. 여종도 비싸고 아름다운 귀고리를 하고 아주 흡족해하였습니다.

 

얼마 후 우연히 부자의 아내가 남편의 여종을 만났는데 귀에 아름다운 귀고리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예뻐서 여종에게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종은 이것은 보석과 금으로 만든 귀고리인데 일전에 당신이 내 귀에 뚫어준 구멍이 꽂은 것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아내는 여종이 한 귀고리가 너무 예쁘고 매력적이어서 자신도 금세공업자를 불러 여종의 귀고리같이 예쁜 귀고리를 만들어 달라고 해고 자신의 귀에 구멍을 뚫어 귀고리를 하였습니다. 그날 이후 오늘날까지 엄마들은 딸이 태어나면 제일 먼저 귀에 구멍을 뚫어 귀고리를 걸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