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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해 달력의 마지막 장을 펼쳤습니다. 조금은 식상한 표현이지만 다사다난한 일 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예배당 건축, 현찬이 대학 졸업과 신대원 진학, 현섭이 현찬이의 결혼, 그리고 한국 방문까지. 바쁘게 보내서 그런지 올해는 여느 해 보다 짧게 느껴집니다. 


올 한 해 캄보디아에도 몇 가지 격변이 있었습니다. 내년 7월 총선을 앞두고 제일 야당인 구국당의 대표가 국가 전복 혐의로 체포되었고, 대법원에서 정당 해산 판결을 하였습니다. 큰 혼란이 예상되는 일이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처럼 조용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30여 년간 통치한 훈쎈 총리의 권력은 당분간 큰 도전 없이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캄보디아 거주 외국인은 “노동 허가서”가 있어야 비자를 연장해 주는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노동”을 하지 않는 선교사들의 비자 연장에 적지 않은 지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위협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거주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많은 법입니다. 사역에서도 세계적인 거대 NGO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점점 확대되어 주일학교 사역에 장애가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마치 대형 마트와 동네 구멍가게의 싸움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중단된 교회 건축은 약간의 건축비가 준비되어 이젠 외벽과 내벽을 쌓는 공사를 다음 달 중에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더디지만 그래도 진척이 있어서 감사하고 건축비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헌금해 주신 동역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외벽 공사를 마치면 전기, 수도 시설과 내장 공사가 남게 됩니다. 남은 공사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내년에는 최소한 1, 2층만이라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까지 되었으면 기도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3일 주일은 큰빛교회 10주년이 되는 주일이었습니다. 쓰레기 매립장 바로 옆 동네에서, 쓰레기통에서 막 건져낸 듯한 아이들을 불러서 주일학교를 시작했는데 벌써 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젠 쓰레기 매립장도 폐쇄되고, 극빈층의 마을이 중산층 마을이 되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성대한 기념식은 못 했지만, 예배를 드린 후에 자축 파티를 했습니다. 특별히 그동안 장기결석하던 친구들을 초청하였는데 10여 명을 포함해서 54명의 청소년이 예배실을 꽉 채웠습니다. 연초에 청소년, 청년 예배를 드리며 50명을 목표로 삼았는데 연말에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강산도 변한다는 십 년 동안 수많은 아이가 교회를 거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그 가운데 어린이 주일학교와 청소년부를 거치고 이젠 청년이 된 아이들도 있습니다. 10년간 믿음 안에서 성장해온 아이들을 어떻게 격려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내년에 그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비젼트립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청년 십여 명 정도가 10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믿음 생활을 하며 교회를 지킨 아이들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핍박과 고난을 이겨내고 믿음을 지켰는지 가까이서 보았기에 그들의 지금이 더 소중하고 귀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한국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며, 오늘날의 한국 교회가 초기 성도들의 피와 눈물과 땀 위에 세워졌듯이 캄보디아 교회와 민족의 미래가 바로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명감과 교회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젊은이들로 세우고 싶습니다. 


전도사인 바나바를 비롯해 마리, 쏘찌엇, 끼어, 다노, 레악, 타이, 요안 등 8명과 니엇, 뺏, 완나, 뻐으, 롱리는 재정 상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할 생각입니다. 현재 계획은 내년 9-10월 즈음 두 주간 방문할 계획이고 일 인당 소요 경비를 150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건축이라는 큰일 때문에 재정적으로 거의 여유가 없지만,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사람을 훈련하고 세우는 것이 먼저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명 한명 기도하는 마음으로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시간을 병원 방문하느라 사용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지만 이젠 관리하지 않으면 빨간불이 켜질 때가 되었다는 의사의 경고를 들었고, 캄보디아로 돌아와서 매일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데 정성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별히 아내의 손가락 관절염에 대해 정밀 진단을 받았는데 감사하게도 류머티즘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건강한 가운데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더 감사했던 것은 몇몇 동역자들을 만날 때, 마치 어제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던 것처럼 저와 사역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보내드렸던 기도편지를 마치 시험공부 하듯 읽고 기도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고 마음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위로가 넘쳤습니다.


열 살이 될 때까지 교회와 믿음의 공동체를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신 모든 동역자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10년 후에는 청년으로 장성하여 자립하는 교회를 꿈꾸며 2018년 새해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求主待望 2017년 12월 12일


캄보디아 선교사 김성길, 정심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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