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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의 미국 “격리”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2020년 11월 11일 미국에 도착했고 2021년 2월 7일 출발해 다음 날인 2월 8일 오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코로나가 엄중한 겨울이었음에도 자가 격리나 어떤 방역 조치도 없이 미국에 입국하였습니다. 

 

입국하는 날 시카고 공항으로 마중 나온 둘째 아들과 자부 그레이스, 그리고 꿈에서 그리던 첫 손자 하람이를 만났습니다. 처음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낯설어하지 않고 환영해 주니 감사와 감격이 넘쳤습니다.

 

3개월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추억으로 만들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아이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가족사진 찍는 일이었습니다. 사진관에 가서 멋진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그냥 둘째 아들 집 뒷마당에서 사진을 남겼습니다. 

2020년 12월 6일(주일)에 11개월 된 손자 하람이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아들 가정이 출석하는 켈록스빌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할아버지가 세례 주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며 허락해 주셔서 손자의 머리에 손을 얻어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동네 이름이 “켈로그”인데 우리가 잘 아는 시리얼 “켈로그 콘푸로스트”가 이 동네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그로부터 한 달 뒤 하람이의 돌이었습니다. 한국처럼 돌잔치 같은 특별한 행사는 못 했지만, 한국에서 준비해 간 색동저고리와 돌 반지를 선물로 주며 일 년 동안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렸습니다. 

 

2021년 1월 15일(금)에는 큰아들 현섭이가  미국 정통장로교회(OPC)의 강도권 시험 치르는 노회에 참관하여 미국 교회가 어떻게 목회자를 훈련하며 세우는지 배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도 이젠 숫자가 아니라 내용과 질적 성장을 위해 목회자 훈련과 세움의 과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깊은 공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겨울이라 눈이 잦았고 기온이 낮아 구경이나 돌아다니는 것은 엄두도 못 내었지만, 집 안에서 손자 하람이와 노는 즐거움이 쏠쏠했고, 매일 한 번 집 근처의 공원을 운동 삼아 걸었습니다. 한국에서 동역자 자매 한 분이 미국 날씨가 춥다며 따듯하게 지내다 오라고 롱패딩을 한 벌 사 주셨는데 그게 진가를 발휘해서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집 안에서 자진(?) 격리할 때 티브이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만 나와 볼 수도 없고, 남는 게 시간이라 성경 읽고 묵상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여호수아서와 로마서를 한국어와 캄보디아어로 읽고 묵상하였고, 캄보디아어로 된 책을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캄보디아에 복귀해서 아이들을 가르칠 주제와 교재를 준비하느라 거실의 식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거북목이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안식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었는데, 목사는 그리고 선교사는 말씀과 사역지를 내려놓을 수 없는가 봅니다. 

 

3개월 동안 이발을 안 했더니 40여 년 전 대학 졸업 사진에서 본 더벅머리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이참에 파마를 하면 아주 멋지겠다고 유혹하는데 귀가 약간 솔깃해지긴 합니다. 혹시 다음에 스타일이 변한 모습을 보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참, 아주 중요한 사건 하나가 빠졌군요. 현섭이와 레이첼 가정에도 하나님께서 새 생명을 주셨습니다. 2021년 1월 16일(토) 저녁에 현섭이와 레이첼이 “엄마 아빠 앉아보세요”라고 하더니 카드를 하나 주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9월에 봬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결혼 3년 만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레이첼과 태중의 아이가 건강하게 지내고 순산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임신 초기라서 아직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가족에게만 알렸지만, 입이 간질간질한 할아버지가 참을 수가 없어 이렇게 자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로 내려오면 “꺅~~” 소리를 지르며 저희 부부가 있는 방으로 돌진해 오던 하람이의 소리를 이젠 더 못 듣겠군요. 기약 없는 헤어짐에 아들과 손자를 생각하며 벌써 눈시울이 붉어지는 아내에게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선교사의 운명이야~~”라고 말했지만, 저도 벌써 그리워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식년동안 숙소를 위해 기도 요청을 드렸는데 몇몇 목사님과 동역자께서 여기저기 알아봐 주시고 소개도 해 주셨습니다. 동역자 한 가정에서 안식년 동안 이곳저곳 떠돌아다니지 말고 한곳에서 편안하게 쉬다 가라며 경기도 안양에 원룸 아파트를 임대하였습니다. 무익한 종에게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동역자의 사랑이 과분합니다.

 

한국에 도착하면 미국과는 다른 엄격한 방역에 잘 순응하며 자가 격리 기간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사용할 전화는 010-5717-1126입니다. 아마도 2월 9일 이후부터 통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평안하세요.

 

 

救主待望 2021년 2월 6일

 

캄보디아 선교사 김성길 정심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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