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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을 위해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릴 때 “므비보셋”이 생각났습니다. 몰락한 사울 왕가에서 겨우 목숨만 건진 므비보셋은 다윗 왕이 베푸는 은혜에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는가 감격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받은 은혜와 사랑을 생각하면 므비보셋의 고백과 감격이 바로 저의 마음이었습니다. 보잘것없는 변방의 선교사를 귀하게 여기시고 돌봐주신 동역자께 감사드립니다.

 

한밤중에 프놈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느헤미야”가 생각났습니다. 불타고 무너져 황폐해진 예루살렘 성벽을 한밤중에 나귀를 타고 돌아보며 어쩌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는 느헤미야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본 프놈펜의 야경은 여전히 화려했지만 제 눈에는 불타고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보는 듯했습니다.

 

캄보디아에 도착한 후, 정부 방침에 따라 지정 호텔에서 두 주간의 격리 생활을 했습니다. 격리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왔는데, 일 년간 비워둔 집은 느헤미야가 본 예루살렘 이상으로 황폐했습니다. 베란다 배수구가 막혀 빗물이 집 안으로 역류해 들어와 집 안의 모든 가구가 썩어 곰팡이와 벌레로 가득 차 있었고, 옥상은 온 동네의 비둘기가 들어와 둥지를 틀어 배설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시작한 청소와 정리는 두 달이 다 되어 가도록 마치지 못했습니다.

 

교회는 10명 정도의 청소년, 청년들이 남아서 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방역 규제가 11월부터 대부분 철회되어 일상에 제약 사항이 거의 없어졌지만, 세 부류의 모임은 여전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유흥업소, 결혼식 그리고 종교집회입니다. 새해에는 종교 집회 제한도 철회될 것이란 소문이 있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캄보디아는 5세 이상 어린이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의 완료해 갑니다. 감염자는 하루에 수십 명 정도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통계입니다만) 캄보디아 최대 명절 중의 하나인 본 옴뚝(물축제)은 취소되었지만, 수많은 사람이 강가에 모여 유흥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예배는 여전히 금지 항목에 포함된 것이 이해하기 힘듭니다.

 

집과 교회를 수리하고 청소하며 동시에 무너진 공동체와 예배 회복을 위해 사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2년 만에 다시 어린이 예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공개적으로 불러 모으지는 못하지만, 교회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을 불러서 모임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썩어서 냄새나고 곰팡이 핀 집안의 가구들을 어디서부터 뜯어서 버려야 할지 막막했지만 하나씩 버리다 보니 차츰차츰 정리되었듯이, 무너진 공동체도 버릴 것은 버리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다 보면 회복되리라 생각합니다.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는 로마서 8장 암송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6개월 예정으로 매일 일정한 분량을 쓰고 암송할 예정입니다. 12월부터는 마가복음 공부 소그룹 모임을 시작할 준비 중입니다. 성탄 모임과 새해 첫날 지교회 연합 예배는 정부의 방역 지침이 어떻게 변경될지 몰라서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는 동안 교회 기숙사에 두 명의 형제(16세, 20세)가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고아로 살던 아이들인데 시골에서 와서 있을 곳이 없던 차에 소개로 기숙사에 들어온 아이들입니다. 저를 처음 보고는 “아저씨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할 정도로 교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후어 전도사와 히언과 함께 4명의 청년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2021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는가 봅니다. “새로운 일상”으로 시작하는 2022년에는 모든 것이 “새롭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일 년 동안 어둡고 힘든 터널을 지나면서도 힘껏 동역해 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새해에는 하나님의 돌보심이 가정과 사역지와 생업 위에 넘치길 기도드립니다.

 

救主待望 2021년 11월 26일

 

캄보디아 선교사 김성길 정심영 드림

 

기도 제목

1) 교회 공동체가 코로나 19의 상황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개인적인 경건의 삶을 유지하도록

2) 어린이 예배와 소그룹 성경 공부반이 잘 준비되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3) 로마서 8장 암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말씀을 통해 위로받고 격려받을 수 있도록

4) 코로나 이후 새로운 일상에 잘 적응하며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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