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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썸낭 전도사가 설교 준비를 하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성경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펼친 성경 구절이 사사기 9장이었습니다.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이 70명의 형제들을 죽이고 왕이 되었을 때, 겨우 살아남은 요담이 비유를 들어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은 것을 비난하는 본문이었습니다.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은 것은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와 같은 좋은 나무가 아닌 가시나무를 왕으로 삼은 것과 같아서 나중에 모든 나무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비유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화과나무"에 있었습니다. 캄보디아 말로 "다음 르뷔"라고 번역이 되어있습니다. 썸낭 전도사는 왜 이 비유에 "다음 르뷔"가 나오는지 본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캄보디아에 무화과나무가 없어서 이해를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서 무화과나무 사진과 열매 사진을 보여 주었더니 뜻밖에도 썸낭은 캄보디아에도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무화과를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열매 안에 벌레가 많고 맛이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여자들 중에 외모는 예쁘면서 마음씨는 나쁜 여자들을 "무화과 같은 여자"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썸낭이 본문을 이해 못한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캄보디아에서 무화과는 감람나무나 포도나무와 같은 좋은 나무 서열이 아닌 오히려 가시나무와 같은 나쁜 부류로 취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무화과나무를 좋은 나무라고 말하는 요담의 비유를 이해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무화과는 열매가 달고 아주 맛있는 나무라고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한국에도 무화과나무가 조금 있는데 열매가 아주 맛있고 좋다고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캄보디아의 먹지 못하는 무화과가 아닌 이스라엘의 맛있는 무화과를 생각하며 본문을 다시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이 이해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이 본문을 그대로 설교하면 다른 캄보디아 사람들도 전부 자기처럼 이해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화과를 "스봐이(망고)"나무나 다른 좋은 나무로 바꾸어서 가르치면 더 이해를 잘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성경에 나온 그대로 가르치고 설명을 자세히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날 설교를 하며 무화과나무를 잘 설명하고 설교를 하였습니다.

똑같은 나무를 바라보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민족에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한번 생각했습니다.

캄보디아 민족이 먹지 못하는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가 아닌 영적 무화과를 생산하는 민족이 되기까지 복음의 행군은 중단 없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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