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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강아지가 두 마리 있습니다. 한 마리의 이름은 "토토"입니다. 주인 없이 여기저기 떠돌던 강아지를 아이들이 얻어 와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또 한 마리의 이름은 "마음이"입니다. 토토 혼자서 지내는 것이 너무 심심해 보여서 친구 겸 앞으로 남편감(?)으로 삼기위해 아는 목사님이 키우던 개가 낳은 새끼 한 마리를 얻어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토토 한 마리만 있을 때, 토토가 세상에서 제일 별난 강아지인줄 알았습니다. 신발장의 신발을 꺼내서 잘근잘근 씹어서 걸레로 만들기도 하고, 예쁜 꽃이 핀 화분을 순식간에 뒤집어 버리기도 하고, 어항의 수초를 꺼내서 먹고 배탈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토토가 마음이를 만난 후에는 "우리 강아지가 변했어요"라고 할 정도로 "변화된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과오를 반성하고 오로지 어린 강아지 돌보는 사역에만 치중하며 성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반대로 마음이는 온 세상이 제 세상인 양, 토토의 밥 그릇까지 차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열 싸움을 치열하게 치르고 나더니 이제는 마음이가 토토 앞에 꼼짝도 못합니다. 마음이가 토토의 밥그릇에 다가오면 토토는 마음이를 한번 쳐다봅니다. 그러면 마음이는 그 자리에 얼음처럼 굳어서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합니다. 토토가 마음이를 굴복 시키고 잠시 평화가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섭이가 옥상에 올라갔다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옥상에 토토와 마음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희 집 옥상은 출입구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집 안을 통해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고 또 하나는 집 바깥의 외부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외부 계단은 경사가 가파르고 난간도 부실할 뿐만 아니라 지그재그로 되어 있어 불편하기 때문에 거의 사용을 하지 않습니다. 토토 역시 지난 1 년 동안 단 한 번도 옥상을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 옥상은커녕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중간까지만 올라가고 더 이상은 겁이 많아서 올라가지 못했던 것입니다.

토토가 주도해서 옥상까지 올라갔을 리는 없습니다. 마음이가 먼저 올라가니 토토도 용기를 내서 계단을 올라 간 것 같습니다. 한 번 옥상을 올라가더니 그 다음부터는 토토가 먼저 계단을 올라가서 옥상까지 갔습니다.

가끔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얘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친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예화가 없어서 그저 피상적으로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고 했었는데 토토와 마음이의 옥상 진출 사건을 통해 그야말로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피부에 와 닫는 예화가 생겼습니다.

겁이 많아 혼자 있을 때에는 가파른 계단의 절반도 겨우 올라가던 토토가 마음이의 뒤를 따라 옥상까지 올라 간 사건이 "친구의 중요함"을 보여준 구체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현섭이가 말을 합니다.

"아빠,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토토를 보고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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