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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지난 주간에 지방을 다녀오다가 프놈펜에 거의 다 와서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를 당했습니다. 프놈펜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은 병목 현상으로 항상 막히는 곳입니다. 그날도 역시 도로는 많은 차들과 오토바이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히는 도로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갑자기 차 앞으로 들어와서 브레이크를 밟을 틈도 없이 부딪쳤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운전을 하면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무법천지의 오토바이들과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운전하는 차들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교통 신호등의 색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운전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은 교통사고 없이 잘 다녔습니다.

 

몇 개월 전에는 시골을 갔다 오다가 무단 횡단하는 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길거리의 소는 "훈쎈"보다 더 높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언제 어디서 출몰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소가 3-4미터를 훌쩍 날아가서 떨어지더니 벌떡 일어나 뛰어 갔습니다. 자동차는 약간 찌그러졌지만 별 이상이 없어서 그냥 왔던 적이 있습니다.

 

사고 오토바이에는 남자 두 명이 타고 있었고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보호 헬밋을 쓰고 해서 약간의 찰과상만 입었지만, 운전하는 사람은 모자만 쓰고 있어서 넘어지면서 앞니가 하나 부러졌습니다.

 

차에서 내려서 일단 사고 현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토바이가 차 앞으로 끼어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증거를 남기고 차와 오토바이를 공터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보험 회사에 전화를 해서 사고 현장으로 나오라고 했습니다. 조금 지나자 경찰이 왔습니다. 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길래, 보험 회사에 전화했다고 대답을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가버렸습니다. 아마 경찰보다 보험 회사가 더 높은가 봅니다.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보험회사에 전화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별말 없이 그냥 기다리겠답니다. 한 시간이 지나서 직원이 왔습니다. 보험회사 직원은 다친 사람의 상처 부위를 사진으로 찍고 오토바이와 자동차도 찍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친 사람 두 명을 데리고 한쪽 구석에 가서 한참 동안 무슨 이야기를 나누더니 저에게 와서 하는 말이 300불을 치료비로 달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100불을 제시하겠다고 합니다. 그중에 50불은 보험 사고 1건당 50불의 처리 비용을 부담해야하니 저에게 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가서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다시 와서 100불은 안되고 200불을 달라고 한답니다. 직원에게 당신이 알아서 처리하면 나는 사고 부담금만 내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가더니 또 한참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150불에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50불을 내고 회사에서 100불을 부담해서 사건을 종결지었습니다.

 

다친 사람은 150불을 받더니 "어꾼"-감사합니다-이라고 말하며 떠났습니다. 제가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고 헤어졌습니다. 오던 길을 계속 가면서 부러진 이빨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150불 받아서 치과 치료를 받을지 걱정되었습니다. 물론 150불이면 충분한 치료비는 됩니다. 그러나 거액의 치료비를 받아 병원을 가기보다는 돈만 챙기고 이빨은 그냥 그대로 둘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가난하니 사람의 가치도 가볍습니다. 보험회사에서 이빨 부러진 사람에게 150불의 현금을 지급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도 슬프고, 경찰이라고 와서는 사고 현장이나 경위를 조사하기 보다는 보험 회사에서 온다고 두말도 없이 구경꾼처럼 물러서서 구경하는 모습도 슬프고, 150불의 보상금을 얻고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도 슬프고,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교통사고 처리비로 50불을 주고 손을 털었던 저의 모습도 슬펐습니다.

 

언제쯤 이 나라가 한 사람의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은 두고라도, 사고로 다친 사람을 배려하고 보상이나 사고 처리보다는 부상자 치료가 먼저라는 것을 배우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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