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3 15:38

명절 떡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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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가 자주 말썽을 부립니다. 워낙 오래된 차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별 문제없이 잘 타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길 가운데서 시동이 꺼져 멈추는가 하면 시동이 걸리지 않아 길가에 세워 놓고 정비소 직원을 불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납니다.

 

 

어제 아침에는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정비소 직원을 불러 시동을 걸고 자동차를 끌고 가서 점검을 했는데 이상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가지고 왔는데 오늘 아침에 또 시동이 안 걸립니다. 정비소 직원을 또 불러서 공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오늘부터 설날이라서 직원들이 고향을 가서 정비공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일이 주일이고 차를 사용해야 하는데 사정사정을 했더니 임시방편으로 손을 보고 설날이 지난 후에 가지고 오면 전체적인 점검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비소에서 주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경찰 4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정비소로 들어 왔습니다. 정비공들도 없고 자동차도 별로 없어 한산한데 경찰이 들어오면서 외국인인 저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했습니다. 꼭 친한 친구를 만나 인사하는 것처럼 인사를 합니다. 경찰이 하는 인사는 반갑지 않습니다.

 

 

저도 인사를 했습니다. 저에게 뭐라고 한참 말을 하는데 입 안에서 웅얼거리고 분명하지 않아서 하나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혼자서 떠들더니 정비소 주인에게로 갔습니다. 그리고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더니 또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금 후에 주인이 10불을 꺼내서 경찰에게 주는 것입니다. 돈을 받은 경찰은 웃음으로 인사를 하더니 떠나갔습니다.

 

 

제가 주인에게 가서 왜 경찰에게 돈을 주느냐고 물었습니다. 주인이 하는 말이 “경찰이 와서 쫄츠남 쩐(설날)인데 돈 좀 달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10불을 주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명절이나 무슨 날이 되면 종종 와서 이렇게 돈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돈을 안주면 나중에 이런 저런 시비를 걸어 영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안 줄 수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경찰이 “아끄러”(나쁘다)고 말하자, 주인은 이 정도는 양반이라고 합니다.

 

 

경찰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이런 비리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국가에서 적절한 월급을 못주기 때문에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자신들의 월급을 챙겨야하는 초라한 경찰 모습이, 자동차 수리를 위해 정비소를 찾은 외국인을 마치 반가운 친구를 만난 양 인사를 하며 쑥스러움을 달래는 모습에 묻어 있었습니다.

 

 

앞으로 설날이 지나는 며칠 동안은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든, 오토바이를 운전하든, 뭐든 걸리면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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