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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집에는 지붕이 없습니다. 지붕이 없다는 말은 지붕이 뻥 뚫려서 하늘이 보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캄보디아의 집들은 한 낮의 뜨거운 태양 때문에 지붕에 직접 태양의 열이 닿지 않도록 지붕 위에 또 다른 지붕을 만듭니다. 마치 원두막처럼 지붕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양철로 지붕을 만들어서 그늘이 지도록 합니다. 그러면 집 안이 훨씬 시원해집니다. 그런데 저희가 사는 집은 그 지붕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낮에는 거실과 방이 열을 직접 받아서 마치 찜질방처럼 뜨겁습니다. 그리고 그 열기는 늦은 밤이 되어도 잘 식지 않습니다. 집 주인에게 몇 번 지붕을 설치해 줄 수 없느냐고 말했었지만 계획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금방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도 없고 해서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집 주인이 갑자기 지붕을 설치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일(66) 아침부터 인부들이 지붕에 올라가서 철골을 공사를 했습니다. 드디어 우리도 시원한(?) 집에서 살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공사를 시작한지 이틀째, 월요일 오후에 누가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나가보니 하나같이 배둘레햄(?) 경찰 대 여섯 명이 경찰차를 타고 와서 집 앞에 세워두고 초인종을 누른 것입니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위에 지붕 공사를 하는데 집 주인을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집 주인에게 전화를 해서 바꾸어 주었더니 그 경찰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오늘 지나다가 보니 지붕 공사하는데, 우리 커피도 좀 먹어야 되고 자동차에 기름도 좀 넣어야 하는데 돈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아마 집 주인이 지금 멀리 출타 중이어서 바로 만날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그러면 한국 사람에게 대신 돈을 주라고 하고 다음에 와서 한국 사람에게 돈을 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을 합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더니 경찰이 알았다고 말하고 저에게 전화기를 넘겨줍니다. 집 주인이 하는 말이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면 아버지가 돈을 가지고 갈거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에 집 주인의 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급하게 왔습니다. 그러자 다시 또 커피 먹고 기름 넣어야 한다고 말을 하고 10불을 받더니 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경찰이 떠나자 주변의 이웃 집들이 문을 열더니 얼굴을 내밀고 다들 한마디씩 합니다. 제가 할아버지에게 왜 돈 달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뚜껑(?)이 열린 표정으로 이게 캄보디아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캄보디아는 알면 알수록 더 모르는 곳입니다. 경찰들은 돈 뜯을 곳을 찾아 배회하는 것이 주 임무인 듯합니다. 공사를 시작한지 단 하루 만에 찾아오는 것을 보면 썩은 시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와 흡사합니다. 경찰의 코는 돈 냄새를 찾아내는데 있어서는 시체의 썩은 냄새를 찾는 하이에나보다 우월할 듯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얼마 전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캄보디아의 경찰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경찰복을 입었다고 모두 똑같은 경찰이 아니라고 합니다. 어떤 경찰은 짝퉁이라고 합니다. 짝퉁 경찰이 무슨 말이냐고요?

 

대리 경찰이라고 할까 아니면 임대 경찰이라고 할까 적당한 표현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도 이런 제도(?)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된 사람이 자신이 직접 경찰에 복무를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 돈을 주고 임대를 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년에 1,000불을 주고 경찰 자리를 빌려 줍니다. 그러면 돈을 주고 자리를 산 사람은 일 년 동안 경찰 노릇을 합니다.

 

그들의 경찰 노릇이 무엇이겠습니까? 뻔한 것 아닙니까? 이런 경찰들에게는 법을 집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그들이 경찰인 단 한가지의 이유는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에 불을 켜고 사냥감을 찾습니다. 하이에나처럼 썩은 고기를 찾기 위해 배회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걸리면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뿐 입니다. 돈을 주는 것입니다.

 

예전에 일방통행 도로를 잘못 들어가 잡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벌금 내겠으니 벌금 통지서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벌금 통지서를 받으면 벌금 내는 절차가 복잡하고 벌금 내는 곳도 멀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도 벌금 내겠다고 했더니 벌금 내고 교육도 받아야 하고... 이렇게 말하며 벌금 통지서를 발급해 주지를 않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그냥 돈 조금 내고 가라고 했습니다.

 

교통질서, , 정의... 이런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 돈만 벌면 정의이고 돈만 받으면 그것이 질서입니다. 구조적인 부패 속에서 모두들 체념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권력의 횡포 앞에 할 수 있는 말은 이것이 캄보디아입니다라는 말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바로 그것이 캄보디아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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