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제 아침(2019년 12월 20일)에 운전해서 이동 중에 전화가 왔습니다. 쁘로까 교회 썸낭 목사입니다. 예전에 교회를 잘 나오다가 요즘 안나오는 “싸라”라는 아이를 기억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기억한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아이가 어제 늦은 밤에 고통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나이가 막 20살이 되었을텐데…. 그 소식을 듣고 또 옛날 기억이 소환되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역시 카나다에서 온 전집사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쁘로까 교회를 막 개척하고 부흥을 위해 아주 열심히 애를 쓸때 일입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복음 전해서 하나씩 모여들었습니다. 그 중에 “싸라”라는 키가 작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는데 아버지가 에이즈 환자였습니다. 살고있는 집은 남의 집 담장 옆 공터에 다 쓰러져 가는 헛간같은 집이었습니다. 

 

엄마는 에이즈로 먼저 죽었고, 아버지도 환자라서 일도 못하고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며 있으니 생활 환경이 말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싸라를 교회에에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재능있고 열심도 있고 교회 봉사도 잘했습니다.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학비까지 후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루어”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교회에서 거두어 주는 것이 감사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밤에 교회 마당에서 잠을 자며 교회를 지키겠다며 자원해서 야간 경비를 하기 시작했고, 예배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지내며 믿음도 자라고 봉사도 잘해서 제가 아버지와 아들에게 세례까지 주었습니다.

 

그 후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카나다의 전집사가 쁘로까 교회의 수리를 위해 직접 와서 몇군데를 손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잡부로 싸라의 아버지인 루어를 고용했습니다. 인건비는 수리가 다 끝나면 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전집사에게 인건비는 직접 주지말고 나에게 주면 내가 툭툭이를 사서 루어에게 주겠다. 툭툭이 기사를 하면 최소한 자기 생활비는 벌 수 있으니 자립을 위해서 그게 좋은 방법이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수리가 다끝나고 전집사가 돌아가며 인건비를 저에게 주지 않고 루어에게 직접 주고 가버렸습니다. 당시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는데 1500불 정도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닌밤 중에 루어는 로또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1불도 못 벌던 사람이 수중에 갑자기 1500불이 넘는 현금이 생겼습니다.

 

그날부터 루어는 술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교회에서도 나가고요. 그에게 1500불은 써도써도 계속 샘솟는 화수분이었습니다. 술과 담배로 하루하루 살다보니 다시 건강이 악화되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동네사람들이 수군거리며 교회 있을때는 건강하더니 교회에서 나와 건강이 나빠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그와의 관계가 끝나버렸습니다. 한번 나간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들인 싸라도 언제부터인가 교회를 떠나갔고요. 싸라가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문상을 가려 했더니 썸낭 목사가 가지말라고 합니다. 불교식으로 절에서 진행한다고 하네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영혼이 불쌍하기도 하고, 몇푼 안되는 푼돈 때문에 잃어버린 루어의 영혼도 불쌍하고…  



  1. 운 혹은 운수

    우리 말에 운 혹은 운수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 볼 때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때 씁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운 혹은 운수를 믿지 않습니다. 며칠 전 어떤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 대형 할인 매장에서 온 전화였습니다. 제가 행...
    Date2022.08.10 By로꾸루톰 Views90
    Read More
  2. 호야꽃

    우리 집 거실에는 화초가 많습니다. 아내가 화초를 키우고 돌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 죽어가던 화초도 아내의 손을 거치면 새 생명을 얻게 됩니다. 캄보디아가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일년내내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화초들이 많습니다. 화원에서 특이한 화...
    Date2022.07.08 By로꾸루톰 Views134
    Read More
  3. 화가의 탄생

    저는 예체능 포기자였습니다. 교회에서도 다른 건 다해도 찬양대는 억지로 끌려가서 해 본 적은 있어도 제가 하고 싶어서 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학교에서 미술 시간, 체육 시간은 고역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안식년으로 한국에 ...
    Date2022.06.03 By로꾸루톰 Views100
    Read More
  4. 캄보디아 전래 어린이 동화를 통해 본 "거짓말"

    캄보디아 사역을 하며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얽히고설키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 속에 지낼 때 이해가 힘든 경우들이 참 많습니다. 문화의 차이도 있고 환경의 차이도 있고, 성장 배경의 차이가 있으니 당연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해하려...
    Date2022.05.27 By로꾸루톰 Views89
    Read More
  5. 인터넷 회사가 망했다네요...

    사용하던 인터넷 회사가 망했습니다. 6개월 선불을 지불하고 사용중인데 한달 정도 남겨두고 회사가 부도가 나서 서비스가 중단되었습니다. 사실 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제공 중이지만 문제가 생겨 인터넷이 안되는데 수리할 기사를 보내주지 않...
    Date2022.04.08 By로꾸루톰 Views83
    Read More
  6. 캄보디아식 문제 해결 방법

    가까운 곳에 급한 볼일이 생겨서 오토바이를 타려고 했더니 늘 오토바이에 같이 두었던 헬멧이 사라졌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오랜 기간 사용하던 헬멧이 깨어져 새것으로 바꾼 지 한주도 안된 새것인데… 우리 교회 아이들은 감히 내 것에 손댈 일이 없을테고...
    Date2022.03.10 By로꾸루톰 Views61
    Read More
  7. 하윤이 세례식

    https://www.youtube.com/watch?v=qFjLes7eTzs
    Date2021.11.01 By로꾸루톰 Views71
    Read More
  8. 하람이 세례식(2020년 12월 6일) - 케록스빌 교회

    하람이 세례식
    Date2021.07.19 By로꾸루톰 Views99
    Read More
  9. 87년 대통령 선거… 나는 투표권이 없었던 대한민국 육군 이병이었습니다.

    얼마 전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1987년 대선 당시 군 부재자 투표에서 노태우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타당해 숨진 한 사병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저는 몸에 소름이 돋는듯하였습니다. 어쩌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될 수도...
    Date2021.07.12 By로꾸루톰 Views211
    Read More
  10. OPC 강도권 시험

    큰아들 현섭이가 오늘(2021년 1월 15일) 드디어 미국 정통 장로교회(Orthodox Presbyterian Church-OPC)의 노회로부터 강도권(설교권)을 허락받았습니다. 한국교회로 치면 강도사가 된 것입니다. 1년여 걸린 강도사 고시의 마지막 관문인 노회의 구술시험에 합...
    Date2021.01.20 By로꾸루톰 Views33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