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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급한 볼일이 생겨서 오토바이를 타려고 했더니 늘 오토바이에 같이 두었던 헬멧이 사라졌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오랜 기간 사용하던 헬멧이 깨어져 새것으로 바꾼 지 한주도 안된 새것인데… 우리 교회 아이들은 감히 내 것에 손댈 일이  없을테고, 아마 동네 잡범이 교회 들어왔다가 새 헬멧이 오토바이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들고 갔나 보다 생각했다. 가까운 곳이라 헬멧 없이 천천히 다녀왔다.

 

그런데 저녁에 보니 사라졌던 헬멧이 원래 그 자리에 항상 있었던 것처럼 있었다. 웬 도깨비 장난인가 싶어 CCTV를 돌려 보았다. 나 원 참. 아침에 사역자 한 녀석이 학교에 가며 떡하니 내 헬멧을 쓰고 나가는 모습이 찍혔고, 하교해서 그 자리에 다시 두는 것까지 찍혀있다. 오전에 CCTV를 돌려 봤으면 온종일 동네 잡범 욕하진 않았을 텐데….

 

고민이 되었다. 이 녀석을 불러 한마디 할까 말까… 캄보디아 사람들은 내것 네것 구분을 잘 안 한다. 물론 모든 캄보디아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보면 그렇다. 남의 것을 빌리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남의 것을 빌려 쓰다가 고장이 나거나 잃어버려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얼마 전엔 또 이런 일이 있었다. 교회 창고에 내가 쓰려고 플라스틱 상자 몇 개를 모아 두었다. 어느 날 필요해서 가보니 상자가 다 없어지고 몇 개만 달랑 남아있었다. 아니, 이런 것까지 훔쳐 가나 생각하고 창고 문을 열쇠로 잠갔다. 며칠 후 사역자 한 녀석이 오더니, 창고 문 좀 열어 달라고 한다. 창고는 왜라고 물었더니 안에 플라스틱 상자 좀 가져다 쓰게요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혹시 네가 창고에 있던 플라스틱 상자 가져갔느나고 물었더니 몇 개 필요해서 가져갔고 좀 더 필요해서 남은 것 가져가려고 한단다.

 

참 기가 막힌다. 그래서 그건 내가 쓰려고 둔 것인데 왜 네가 가져갔냐고 했더니, 대답이 명답이다. 마치 큰 선심이나 쓰듯이 “그럼 괜찮아요…(목사님이 쓰세요. 난 괜찮아요)” 그리고 그뿐이다. 아니 뭐가 괜찮은 거야? 난 안 괜찮은데…

 

어디 그뿐이랴… 오래전에, 지금은 떠난 한 사역자가 중요한 자료를 옮길 것이 있어서 USB를 좀 빌려달라고 해서 그 당시로써는 꽤 높은 용량의 비싼 USB를 빌려주며 쓰고 가져오라고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반납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불러서 물어보았다. 내 USB 가져와야지…  그제야 참 기막힌 대답이 돌아왔다. “목사님, 그거 내 주머니에 넣고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흘려서 잃어버렸어요.” 그걸로 끝이었다.

 

사역자들을 불러 놓고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냥 넘어가기엔 교육상 문제가 있으니까... 그런데 한편으론 내가 아무리 말해도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말해야 무슨 소용일까 차라리 자물쇠로 채우고 문을 잠가 마음대로 가져갈 것이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 오히려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자 하나 들고 가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사용하지 않고 걸려있는 헬멧을 잠깐 쓰고 나간 게 뭐 그리 큰일이라고… 이런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그게 왜 그렇지 않은지 이해를 못 할 텐데 잔소리만 되고 입만 아프지 않을까?

 

원래 성격이라면 녀석들을 불러 놓고 야단을 쳤을 텐데, 이젠 야단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자물쇠로 채우고 말자고 하는 자신 때문에 깜짝 놀란다. 이게 그동안 내가 배운 캄보디아식 문제 해결법이라서 깜짝 놀란다.(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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