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8 18:14

호야꽃

조회 수 133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우리 집 거실에는 화초가 많습니다. 아내가 화초를 키우고 돌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 죽어가던 화초도 아내의 손을 거치면 새 생명을 얻게 됩니다. 캄보디아가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일년내내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화초들이 많습니다. 화원에서 특이한 화초를 발견해서 들고 오면 그때부터 유튜브를 뒤지며 무슨 꽃인지, 어떤 꽃이 피는지,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검색하고 공부해서 어느 날 전문가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호야”라는 꽃에 푹 빠져 있습니다. 벌써 몇 종류의 호야를 구입해서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돌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호야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호야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첫 번째 매력은 특이한 꽃 모양입니다. 별을 품은 듯한 꽃은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마치 공처럼 둥글게 꽃을 피웁니다. 그 모양을 보고 있으면 넋을 놓고 보게 됩니다.

 

bDSC00597.JPGbDSC00599.JPG

 

두 번째 매력은 향기입니다. 꽃이 피면 향기가 진동합니다. 특히 밤이 되면 향기는 더 진해집니다. 거실에 핀 꽃으로 인해 온 집안이 향기로 가득 찹니다. 밤에 어쩌다 거실에 나오면 향기로 가득 찬 거실이 마치 꽃으로 가득한 화원 같은 착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매력은 꽃이 질 때입니다. 세상에 제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질 때는 추하게 됩니다. 우리 집에도 그런 꽃이 있습니다. 꽃은 아름다운데 질 때 너무 지저분해서 아름다움을 반감시킵니다. 그런데 호야는 다릅니다. 꽃망울이 활짝 펴서 향기를 한참 뿜어내다가 질 때가 되면 활짝 핀 몽우리를 다시 접어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서 그대로 톡 떨어집니다.

 

마지막 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예뻐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지막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원래 왔던 그 모습대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고고한 삶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그 모습을 보더니 우리 인생도 이러면 좋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이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하게,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하게,

구질하지 않고 산듯하게,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호야꽃을 보며…

 

 

 

(2022년 7월 8일)



  1. 호야꽃

    우리 집 거실에는 화초가 많습니다. 아내가 화초를 키우고 돌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 죽어가던 화초도 아내의 손을 거치면 새 생명을 얻게 됩니다. 캄보디아가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일년내내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화초들이 많습니다. 화원에서 특이한 화...
    Date2022.07.08 By로꾸루톰 Views133
    Read More
  2. 화가의 탄생

    저는 예체능 포기자였습니다. 교회에서도 다른 건 다해도 찬양대는 억지로 끌려가서 해 본 적은 있어도 제가 하고 싶어서 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학교에서 미술 시간, 체육 시간은 고역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요즘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안식년으로 한국에 ...
    Date2022.06.03 By로꾸루톰 Views94
    Read More
  3. 캄보디아 전래 어린이 동화를 통해 본 "거짓말"

    캄보디아 사역을 하며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얽히고설키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 속에 지낼 때 이해가 힘든 경우들이 참 많습니다. 문화의 차이도 있고 환경의 차이도 있고, 성장 배경의 차이가 있으니 당연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해하려...
    Date2022.05.27 By로꾸루톰 Views88
    Read More
  4. 인터넷 회사가 망했다네요...

    사용하던 인터넷 회사가 망했습니다. 6개월 선불을 지불하고 사용중인데 한달 정도 남겨두고 회사가 부도가 나서 서비스가 중단되었습니다. 사실 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아니고 여전히 제공 중이지만 문제가 생겨 인터넷이 안되는데 수리할 기사를 보내주지 않...
    Date2022.04.08 By로꾸루톰 Views79
    Read More
  5. 캄보디아식 문제 해결 방법

    가까운 곳에 급한 볼일이 생겨서 오토바이를 타려고 했더니 늘 오토바이에 같이 두었던 헬멧이 사라졌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오랜 기간 사용하던 헬멧이 깨어져 새것으로 바꾼 지 한주도 안된 새것인데… 우리 교회 아이들은 감히 내 것에 손댈 일이 없을테고...
    Date2022.03.10 By로꾸루톰 Views61
    Read More
  6. 하윤이 세례식

    https://www.youtube.com/watch?v=qFjLes7eTzs
    Date2021.11.01 By로꾸루톰 Views71
    Read More
  7. 하람이 세례식(2020년 12월 6일) - 케록스빌 교회

    하람이 세례식
    Date2021.07.19 By로꾸루톰 Views98
    Read More
  8. 87년 대통령 선거… 나는 투표권이 없었던 대한민국 육군 이병이었습니다.

    얼마 전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1987년 대선 당시 군 부재자 투표에서 노태우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타당해 숨진 한 사병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그 방송을 보면서 저는 몸에 소름이 돋는듯하였습니다. 어쩌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될 수도...
    Date2021.07.12 By로꾸루톰 Views210
    Read More
  9. OPC 강도권 시험

    큰아들 현섭이가 오늘(2021년 1월 15일) 드디어 미국 정통 장로교회(Orthodox Presbyterian Church-OPC)의 노회로부터 강도권(설교권)을 허락받았습니다. 한국교회로 치면 강도사가 된 것입니다. 1년여 걸린 강도사 고시의 마지막 관문인 노회의 구술시험에 합...
    Date2021.01.20 By로꾸루톰 Views329
    Read More
  10. 코로나 19와 이웃 사랑

    1.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지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중국에 코로나가 창궐할 때 캄보디아 총리는 정말 두려운 것은 코로나가 아니라 공포심이라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스크 한...
    Date2020.03.27 By로꾸루톰 Views36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