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0 20:26

운 혹은 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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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에 운 혹은 운수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 볼 때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할 때 씁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운 혹은 운수를 믿지 않습니다.

 

며칠 전 어떤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 대형 할인 매장에서 온 전화였습니다. 제가 행운권에 당첨되었다는 통보 전화였습니다. 상품은 다리미. 그러면서 저에게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축하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운을 믿지 않는 저에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유독 캄보디아에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에 와서 얼마 안 되어 한 백화점에서 행운권 추첨을 했는데 당첨되어 “양주”를 한 병 받았습니다. 술을 받아서 들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동안 보관되어 있다가 어느 날인가 하수구로 흘려보냈지만 말입니다.

 

몇 년 전에 또 당첨되었습니다. 한참 교회 건축할 때 이것저것 공사용 물품을 샀던 대형 매장에서 경품 행사를 하는 줄은 알았지만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떡하니 오토바이(당시 약 2천 불 상당)가 당첨되었다고 연락해 온 것입니다. 전화한 캄보디아 직원이 저에게 “아주 럭키(lucky)한 사람”이라며 전화통에 대고 큰 소리로 축하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얼마 전에 티비가 고장 났습니다. A/S 센터에 들고 갔더니 수리비가 신형 티비 한 대 가격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새 티비를 구입했습니다. 티비값을 지불하는데 직원이 아래층에 가면 행운권 추첨을 한다면 영수증을 들고 가라고 했습니다. 추첨권을 받아서 함에 넣으면서 “이번에도 오토바이 한 대 받자”라고 했습니다. 사실 제가 타는 오토바이가 거의 15년이 다 되어 갑니다. 지난번에 받은 경품 오토바이는 받자마자 팔아서 교회 건축하는데 필요한 것들 사느라 다 사용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토바이 받으면 내가 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칫국을 한 사발 마신 것입니다. 근데 안될 것이란 생각보다 오토바이는 내 것이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지난 주일 저녁에 추첨했는데 제일 저렴한 다리미( 약 20불 상당) 경품부터 추첨하는데 떡하니 다리미가 당첨되었습니다. 마음속에 “아니야, 저건 내것이 아니야. 난 오토바이야”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최고가 경품 오토바이를 추첨했는데 당연히 제가 안 되었습니다. 나의 “운”은 다리미까지인가….

 

사실 수천 수만 장 중에 다리미 하나 당첨된 것도 그들의 표현처럼 “운”이 좋은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2천불 오토바이 당첨의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어서 20불의 다리미는 별로 기쁘지도 않았습니다. 다리미 받으러 오라는 주최 측의 전화를 받고 미루다가 오늘에야 가서 받아왔습니다.

 

경품으로 받은 다리미를 집에 와서 열어보니, 마치 재고 처리한 상품처럼 먼지가 때가 가득 묻어있었습니다. 또 한 번의 실망이… 이건 내 것이 아니야…

 

IMG_0475.jpeg

 

(2022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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