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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엄마와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돼지 한 마리가 있었는데 다 자라서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엄마에게 돼지 고기를 먹고 싶다며 이 돼지를 잡아서 술과 함께 먹고 싶다고 했지만, 엄마는 돼지를 팔아서 돈으로 필요한 것을 사야 한다고 했습니다. 엄마 때문에 돼지를 먹지 못했지만, 아들은 늘 마음 속에 돼지를 잡아먹을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아들은 잠자리에서 일어나며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꿈에 천사가 나타나서 금은보화가 가득 있는 장소를 알려줬어요. 빨리 가서 가지고 와야 돼요.”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그곳이 어디냐며 물어보았고 아들은 자기를 따라가면 된다고 했습니다. 두 모자는 금은보화를 담을 바구니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엄마와 함께 깊은 숲으로 들어온 아들은 갑자기 들고 있던 바구니를 뒤집어 땅에 놓고는 강하게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 좀 도와주세요. 여기에 보석이 가득 있는데 도망가지 못하도록 꼭 누르고 있으세요. 내가 집에 가서 땅을 팔 삽을 가지고 올게요. 만약 세게 누르지 못하면 다 도망가 버리니까 꼭 누르고 있어요.” 엄마가 아들 대신 바구니를 힘껏 누르고 있고 아들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집에 있던 돼지를 잡아서 친구들을 불러 술판을 벌이고 마음껏 놀았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숲속에서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힘을 다해 바구니를 누르고 있다가 힘이 다빠지고 기진맥진 했는데도 여전히 아들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던 엄마는 바구니를 살짝 열어 보았는데 그 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아들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깨달은 엄마는 집으로 돌아와서 보니 아들이 돼지를 잡아 친구들과 술판을 벌리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엄마는 자신의 남동생에게 엄마를 속이고 거짓말하는 아들을 더  키울 수 없다며 자루에 담아 강에 던져 버리라고 시켰습니다. 남동생은 누나가 당한 일을 듣더니 조카를 잡아 자루에 넣고 꽁꽁 묶어 강에 던지려고 들고 나갔습니다. 영락없이 죽게 된 아들은 자루 속에서 꾀를 내어 삼촌에게 말했습니다. “삼촌, 삼촌, 난 이제 곧 죽을 텐데 죽기 전에 내가 그동안 거짓말하는 방법에 대해 기록해 둔 책이 집에 있는데 그걸 나에게 주시면 안 될까요? 내가 죽어 저세상에 가면 다른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굶을 텐데 그 책만 있으면 그래도 밥을 안 굶을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삼촌은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 그 책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니 집 선반 위에 두었다고 해서 조카가 든 자루를 강변에 두고 책을 가지러 집으로 갔습니다.


때마침 강변에 나병을 앓고 있는 한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자루 안에서 본 아들은 병자가 자루 가까이 왔을 때 혼잣말로 크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내 나병이 다 나왔는지 아니면 아직 덜 나았는지 알 수가 없네. 이 자루 안에 있으면 나병이 낫는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이젠 나가서 확인하고 싶네.” 그 말을 들은 나환자가 그 자루에 들어가면 나병이 나을 수 있느냐고 묻자 자루를 열어서 내가 나았는지 안 나았는지 봐야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나환자가 자루를 열자 밖으로 나온 아들은 자신의 몸을 보더니 큰 소리로 기쁘게 소리치며 “내 병이 다 나았다. 나병이 다 나았다고”라고 했습니다. 그걸 본 나환자는 자기도 들어가서 병이 낫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이 자루에 들어가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절대 말하지 말고 참고 있어야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하고 그 나환자를 자기 대신 자루에 넣고 다시 묶어 두고는 멀리 도망가 버렸습니다.


거짓말 책을 찾으러 갔던 삼촌은 아무리 찾아도 책이 없자 조카가 거짓말로 속인 것을 깨닫고 다시 강변으로 돌아와 자루 속에 있던 조카를 몽둥이로 화풀이하듯이 때렸습니다. 자루 속에 있던 나환자는 절대 말하면 안 된다는 말을 믿고 아무 말 없이 견뎠습니다. 한참을 때리던 삼촌은 자루를 들어 깊은 강물에 던져 버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삼촌에게서 도망친 거짓말쟁이 아들은 멀리 도망을 가다가 한 마을 입구 강가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 사람 역시 그 동네서 소문난 거짓말쟁이였습니다. 그 거짓말쟁이는 멀리서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기 물속에서 여러 사람이 도박을 하고 있는데 내가 다 이겨서 엄청 많은 돈을 땄는데 무거워서 들고 나올 수 없네”라며 동전이 가득 든 자신의 돈주머니를 보여 주었습니다. 거짓말쟁이 아들은 그 말이 정말인 줄 알고 옷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나무 뿌리에 머리를 부딪쳐 피가 흘렀습니다.


아들은 자기를 속인 사람도 역시 자기처럼 거짓말하는 사람이라고 깨닫고 복수를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물속에서 올라오며 그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야, 정말 당신 말이 맞네요. 내가 물속에 들어갔더니 많은 사람이 도박하고 있어서 나도 했는데 내가 다 이겼어요. 그래서 돈을 달라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당신에게 돈을 받으라고 하네요. 내가 계속 그 사람들에게 돈을 받겠다며 달라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나를 때려서 머리에서 피나 났어요. 여기 지금 머리에 피가 나는 거 보이지요?”라고 했습니다.


아들을 속였던 거짓말쟁이는 이 사람도 역시 자기처럼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깨닫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돈 자루를 열어 아들에게 절반을 나눠주고 의형제를 맺어서 사이좋게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