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한국 비전 트립 보고를 드립니다. 한국 비전 트립을 통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두 번째 비전은 선교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지난달에도 말씀드렸지만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 교회는 크고 부유한 교회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비전 트립 기간에 저희가 방문한 교회는 모두 작은 교회였습니다. 특히 저희를 초청한 교회는 주일마다 작은 사무실을 빌려 예배드리는, 예배당이 없는 교회입니다. 주일에 아이들과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에 갔는데, 모임 장소가 자신들이 생각한 교회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교회라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아이들이 저에게 언제 교회로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여기가 교회라고 했더니 믿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 그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아주 놀라고 감격하였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서 아이들이 저에게 이렇게 작은 교회가 우리 교회를 돕느냐고 물었습니다. 우리가 도움받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을 듣고 기회라 생각하여 교회가 교회다운 것은 건물이나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그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아이 중 몇몇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우리가 세워야 하는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 가르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대형 찬양 집회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일정상 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찬양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또 다른 큰 은혜를 받았을 텐데라는 미련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금요 심야 기도회를 갔었습니다. 늦은 밤에 많은 성도가 나와서 찬양드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날 제가 선교 보고 겸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한두 녀석이 눈물을 흘리더니 나중에 전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습니다. 초대교회 같은 방언의 은사가 임하여서 아이들이 제가 하는 한국말 설교를 알아들은 것도 아닐 텐데 이상하였습니다. 기도회를 다 마치고 늦은 밤에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왜 울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차 안에서 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강단에 서서 말씀 전하는 저를 보니 너무 안쓰럽더랍니다. 다른 한국 사람들은 피부도 하얗고 살도 찌고 겉모습이 보기에 좋은데, 저는 피부는 까맣고 몸은 마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더랍니다. 그래서 설교하는 저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고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다음 날인 토요일, 일정 후에 숙소에서 저녁 기도회를 마쳤습니다. 아이들에게 내일 주일이니 빨리 자라고 말하고 방으로 가려는데 아이들이 저희 부부를 불러 세우더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 했더니 어떤 녀석은 의자를 들고 오고 어떤 녀석은 수건을 들고 오고 또 다른 아이는 세숫대야 두 개에 물을 담아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저희에게 의자에 앉으라고 합니다. 의자에 앉았더니 아이들이 저희 발을 씻겨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깜짝 놀라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또 눈물보가 터졌습니다. 아이들이 한꺼번에 울면서 얘기를 하니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한 명씩 말하라고 했더니 대표로 한 명이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와서 보니 한국은 너무 좋고 깨끗하고 모든 것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목사님이 한국에 있었으면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편안하게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캄보디아에 와서 우리에게 복음 전한다고 피부도 까맣게 되고 고생을 많이 해서 우리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한국 성도님들과 다른 목사님들이 목사님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귀하게 여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캄보디아에서 목사님 말씀도 잘 안 듣고 존중하지도 않았던 모습들이 떠올라 그것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 목사님과 사모님 발을 씻겨 드리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울며 웃으며 발을 씻긴 후에 아이들은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었고 저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었습니다. 


제가 캄보디아에 파송 받은 지 올해로 15년째입니다. 그동안 제가 캄보디아에서 특별히 고생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캄보디아가 다른 선교지나 한국의 목회보다 더 힘들거나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 비전 트립을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를 아이들을 통해 받았습니다. 분에 넘치는 위로와 격려에 오히려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11박 12일의 비전 트립을 마쳤습니다. 처음 비전 트립을 계획할 땐,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비전 트립을 통해 은혜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두 번째 비전 트립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머지않은 날에 다시 온 세상을 향한 비전을 품고 가는 날이 있기를 기도하며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한국 비전 트립을 위해 물질로 시간으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 모든 동역자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베풀어 주신 사랑과 존중이 저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아이들의 마음마저 감동하게 했습니다.


교회 건축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공정이 빨라서 이런 공정이라면 올해 성탄 예배는 새 예배당에서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 층의 바닥 타일 공사는 약 6~70% 정도 진척되었고 계단과 베란다의 난간 설치 작업이 마무리 단계입니다. 출입문과 창문 설치, 전기 시설, 내외부 페인트 작업이 남아있습니다. 처음 계획은 3층과 옥상은 건축비가 부족해서 남겨둘 생각이었는데 약 1,500만 원 정도면 전체 완공이 가능하다고 해서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남은 건축비도 채워지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연말이 가까우니 자연스레 한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주님의 은혜와 늘 함께 선교지에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동역자께 감사드립니다.


求主待望 2018년 11월 5일

캄보디아 선교사 김성길, 정심영 드림

 

기도 제목

1) 쁜르도톰 교회 건축을 위해, 부족한 건축비가 채워지도록. (약 1,500만원)

2) 함께 동역할 신실한 현지 사역자를 만날 수 있도록.

3) 성탄 축하 친구 초청 잔치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4) 온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아내의 손(관절염)이 잘 치료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