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저는 캄보디아 체질인 듯합니다. 도착하는 날부터 잠이면 잠, 음식이면 음식, 날씨면 날씨... 하나도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살찌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아내는 처음 며칠은 더위에 힘들어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몸에 땀띠가 나서 조금 불편해 하지만 음식과 기후에 적응하는 중입니다. 가장 불편한 것은 인터넷입니다. 속도가 너무 느리고 그나마 요금도 비싸서 불편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선교지는 제가 처음 다년간 3년 전에 비하면 굉장히 발전해 있었습니다. 우선 공항부터 달라져 있었고 사람들의 옷차림과 거리의 풍경들이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특히 상가에는 불편을 못 느낄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있고 활발해 보였습니다. 점점 발전해 가는 시내의 모습을 보며 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캄보디아에 도착 한 지 1 주일 후부터 크메르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나라 말을 배운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가나다라... 1,2,3,4를 배우는 중이지만 지렁이 같은 문자와 생소한 발음에 땀이 많이 납니다. 선교사역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대로 전할 수 있는 날이 하루속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6월부터 아이들도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이름은 Home of English 입니다. 한국에서 5학년과 4학년인 아이들이 1학년에서 공부를 하니 불평이 많습니다. 그러나 영어만 잘하면 언제든지 진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라고 격려를 하였습니다. 선생님들도 너무 친절하고 친구도 쉽게 사귀며 잘 적응을 하는 편입니다.

호산나센터에 아직 본격적인 출근은 하지 못하고 큰일이 있을 때만 잠깐씩 갑니다. 6월 4일 국제 어린이날 운동회를 하였는데 호산나 어린이들과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구경꾼으로 주변의 이웃들과 아이들도 나와서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캄보디아의 새 학기는 10월에 시작합니다. 오는 10월이 되면 한 학년씩 진급하며 새로운 유치원 아동을 모집하여 모두 4개의 학년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지금 학교로 사용하는 건물은 너무 낡고 교실도 협소한데 계약 기간도 만료되어 새 학기에는 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곳 날씨는 본격적인 우기철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루 한차례씩 지나는 소나기가 얼마나 반가운지... 5월부터 우기지만 거의 비가 오지 않아 전기가 부족하여 하루걸러 하루씩 정전이 되었는데, 이제 비가 오기 시작해서 정전되는 횟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캄보디아에 도착한 이후부터 작은 일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밤에 정전되지 않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한국에서 지겹던 비가 감사하고... 아이들도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큐티를 하며 디모데전서 2:1-7을 묵상하였습니다. 바울이 디모데를 향해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되 특히 임금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권면하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할 이유는 “우리가 평안하기 위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이 말씀을 읽으며 캄보디아의 왕과 고위 공직자들, 공무원, 경찰 들을 위해 기도할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들이 편안해야 영원한 외국인인 우리가 편안하며, 복음도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이곳 선교지에서 평안을 주시는 주님께서 모든 동역자들께도 같은 평안을 넘치도록 채우시길 기도드립니다.

2004년 6월 12일

김성길, 정심영, 현찬, 현섭 선교사 가족 드림

♥ 기 도 제 목 ♥

1) 언어 공부를 위해 지혜 주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크메르어 공부가 생각보다 힘들고 어렵습니다. 인내하며 잘 배워 이 나라 말로 복음 전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2) 온 가족이 건강하게 사역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특별히 의료와 위생 상황이 좋지 못한 국가입니다. 온 가족이 건강한 가운데 사역할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 드립니다)

3)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선교 사역을 위하여 파송 교회가 정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캄보디아어 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