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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은 훌쩍 넘은 옛날 이야기인듯합니다. 제가 신학교를 다니며 창원의 어떤 교회를 섬길 때 일입니다. 제가 담당하던 청년부의 한 청년이 벼르고 벼르던 승용차를 구입했습니다. 파란색의 티코였습니다. 그 차를 사고 아주 기뻐하며 아침 저녁으로 차를 닦고 소중하게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새차를 산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날 차를 보니 아주 엉망이 되어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날카로운 못으로 자동차 전체를 긁은 것입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저녁에 퇴근해서 주차를 했는데, 아침에 출근할려고 나왔더니 밤새 누군가가 날카로운 못으로 지붕부터 시작해서 사방 모든 곳을 아주 정성스럽게(?) 긁어 놓은 것입니다.

그 차를 보는 순간 형제의 얼굴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상상이 되었습니다. 금방 뽑은 새차, 아침 저녁으로 만지며 만족해 했던 차, 얼마나 속이 상했겠습니까? 요즘 말로하면 아마 뚜껑이 열렸을 것입니다. 출근하는 것도 잊어 버리고 망가진 차를 보며 한동안 분을 삭이지 못하던 형제는 시간이 지난 후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그 망가진 차를 붙들고 이렇게 기도를 드렸답니다.

"하나님, 제가 아끼던 차를 밤새 어떤 사람이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너무 속 상하고 괴롭습니다. 제 차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한 행동이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저는 그 청년의 이런 고백을 듣는 순간, 참 신실한 마음을 가진 형제라고 생각 했습니다. 당장 입에서 욕이 나올 법한데, 저주를 퍼부으며 분풀이를 할 것 같은데....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기를 기도 드리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저는 요 며칠 사이에 다시 그 형제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저희 호산나센터가 바로 그런 황당하고 억울한 일에 휘말려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간 호산나센터로 임대하여 사용하던 집의 계약이 만료되어 이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그동안 사용하며 망가진 집을 수리해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용상의 부주의로 망가진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수리를 해드려야지요.

그런데 집 주인은 너무 황당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3년 전에 호산나센터를 처음 방문했을 때, 나무로 만든 집에 너무 낡아서 어떻게 이런 집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불안하기 까지 했던 집이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바닥은 울렁거렸고, 개미, 모기 등 환경이 너무 열악하였습니다. 그 집을 3년간 학교를 임대하여 사용하며 최선을 다해 청소하고 관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 주인은 집을 전부 새집으로 만들 요량으로 모든 나무를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하기 까지 했습니다. 집을 고쳐 주지 않으면 학교 책걸상은 새학교로 옮겨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며 이사하는 아침에 이사짐을 막고서서 짐을 옮기지 못하도록 방해까지 하는 것입니다. 급기야는 학교의 행정담당 니몰 선생이 집주인과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모든 호산나센터의 선교사들은 이 어려움 앞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악한 집주인을 어떻게 대항할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도 했습니다. 차라리 고위 경찰 공무원에게 뒷돈을 좀 주고 주인을 협박해서 일을 마무리 지을까도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고위 군인에게 손을 좀 써달라고 부탁을 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이 나라는 법과 질서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나라가 아니라 권력과 뇌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아무런 해결책이 없습니다. 여전히 주인과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집주인과의 문제를 생각하다가 문득 그 형제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기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하나님, 지금 호산나센터가 곤경에 처했습니다. 집주인의 부당한 요구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 집주인에게 자신의 행동이 옳지 못한 행동임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우리는 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 그를 다루어 주시고, 자신의 행동이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앞으로 이일이 어떻게 될지 저희들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의 원통함을 버려 두시지 않으신다는 확신입니다.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시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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