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1달러의 의미
지루한 내전과 정치적 혼란을 겪어온 캄보디아는 1990년대 초부터 국제 사회로부터 온갖 원조를 받아왔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캄보디아 국민 1300만명 가운데 35~40%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극빈자라 밝혀, 지난 10여년 동안 대캄보디아 원조가 ‘헛발질’이었음을 증명했다. 그런 캄보디아에서 1달러(4천리엘)는 중대한 지표가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캄보디아의 2004년 1인당 국민소득이 330달러에 그쳤다. 하루 1달러꼴이었던 셈이다. 또 선진국 시민들의 반나절 일당에도 못 미치는 캄보디아 공무원 월급 30달러는 하루 일당 1달러 사회를 상징하는 좋은 본보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캄보디아 시민들은 미국 돈, 특히 자신들 삶과 가까이 있는 1달러 지폐를 캄보디아 돈 리엘(riel)보다 훨씬 더 가치로운 ‘물건’쯤으로 여겨왔다. 실제로 캄보디아에서는 미국 달러가 리엘보다 더 대접받으며 어디서든 통용되고 있다. 물론 리엘이 천덕꾸러기가 된 데는 몇 가지 사연이 있었다. 첫째는 인접국인 타이를 비롯해 이 세상 어느 나라에서도 리엘을 받아주지 않았던 탓이고, 둘째는 1970·1975·1993년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리엘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1달러는 농민이 85%에 이르는 캄보디아 사회에서 쌀이 되고 가솔린이 되고 물이 되고 또 옷이 된다. “1달러는 우리 식구 모두의 하루 생활비다.” 네 아이의 어머니이자 오토바이택시 운전사의 아내이기도 한 속 포브(43)는 “남편이 하루 1달러로 가솔린 2ℓ를 사서 하루 종일 프놈펜을 헤집고 다니면 고작 2.5달러(약 1만리엘)를 벌어온다”고 덧붙였다. 몇달 전부터 쌀과 가솔린 요금이 15~20%나 올라 죽을 맛이란다. 세계은행(WB)의 2003년 보고서는 부정부패와 관료정치 비용 그리고 법질서 허약성을 캄보디아 빈곤문제의 주적으로 규정했다. 이 보고서는 82%에 이르는 368개 회사들이 명백히 뇌물을 건넸고, 71%에 이르는 대규모 회사들이 빈번히 뇌물 건넨 사실을 암시했다고 밝혔다. 총체적 부정부패는 또 있다. 현재 내전이 끝난 캄보디아에는 약 800명의 장군들이 있다. 그리고 그 장군들 아래 ‘서류상’ 군인이 10만명으로 기록돼 있다. 최소 3만~4만명은 얼굴 없는 ‘허깨비 군인’이다. 누군가가 1인당 월급을 빨아먹고자 수만 불려놓은 군인이란 뜻이다. 그렇게 돈이 어디론가 모조리 새버렸다. 그런 캄보디아에 남은 것은 ‘원조대상국’이라는 불명예와 세계 최빈국이라는 ‘부끄러움’뿐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차라리 그 원조금을 캄보디아의 600만명 성인 노동자들에게 해마다 100달러씩 직접 돌리자고 주장한다. 1달러에 목맨 시민들의 계산법을 누가 나무랄 수 있으리오! ⓒ 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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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된 기사이기는 하지만 캄보디아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1달러로 가솔린 2리터를 산다고 기사에는 나와있지만 요즘은 가솔린 가격이 그야말로 급등하여 1달러로 1리터 정도 밖에 못삽니다. 이래저래 서민들은 점점 힘들어 지는 것이 한국만 아니라 이곳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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