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3 23:04

제 말이 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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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건강한 선교를 위해서 국내 선교부는 물론 해외 선교사까지를 대상으로 공인 회계 기관에 의한 재정감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방콕에서 열린 제4회 방콕선교포럼(코디네이터:강대흥 선교사)은 ‘선교현장 중심 관리체제 구축’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건강한 선교사역을 위해서 선교현장 사역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그 방안을 마련하고자 힘썼다.

특히 선교사역과 관련된 재정 감사 등의 장치를 시행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뼈아픈 자성의 소리가 나와 주목받았다. 한국교회 국내 회의들에서는 선교 재정 문제는 사실 논외의 문제다. 이번 방콕 포럼에서 이런 민감한 주제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참가자들이 선임 선교사들과 선교단체 대표들로 현장을 잘 알기 때문이며 초청자를 중심으로 반 비공개방식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재정관리를 언급한 것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승삼 목사)의 ‘선교종합시스템 평가지표’ 제시가 거의 유일했다. 이것은 선교사 개인에 대한 77개 평가항목, 선교 프로젝트 평가 64항목, 선교단체 평가 74항목을 당사자들이 스스로 판단에 따라 1~7점까지의 점수를 매겨 돌아보게 만든 것이었다. 이 가운데 재정관리에 대한 부분이 들어 있는데, 선교사 개인의 경우 ‘계획에 의한 사역(경비) 지출 정도’, ‘재정 보고의 투명성’, ‘지속적이고 충분한 개인후원 모금 정도’ 등 3개 항목이 있다. 그러나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강제성이 없고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는 수준이라는 한계성이 있었다.

이번 포럼에서 ‘바람직한 필드 재정구조’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태정 선교사(호프선교회 대표)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선교사들의 윤리적 도덕적 타락 사건을 언급했다. 실제로 모 선교사는 현지 학교를 개인 명의로 돌린 일로 소속 교단과 마찰을 빚자 타교단으로 이탈했다. 또 다른 선교사는 재정비리 문제로 그가 속한 나라의 정부로부터 추방을 당했다. 지난해 5월 필리핀에서 있었던 선교사의 현지 소녀 성폭행 사건과 이를 감추기 위한 일련의 추행들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러한 선교 의지를 꺽어놓는 사건들 뒤에는 선교사들이 개인적으로 운용하고 축적한 재산이 뒷받침됐다는 지적이 많다.

김선교사는 개인 차원이 아닌 선교현지 지부나 팀 차원의 재정관리 체제구축을 역설했다. 재정 문제는 일차적으로 선교사 개인의 신앙인격에 달려있지만 재정 사용 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것도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첫째 선교단체가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재정관리 훈련을 해야 한다, 셋째 원칙의 적용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본부와 선교지 리더십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를 해야 한다 등을 제안했다.

선교단체가 마련할 기준은 입출금 창구 단일화가 현재 가장 현실적이다. 총회세계선교회나 몇몇 단체는 일찍이 전체 선교사들에게 고유의 통장번호를 부여하고 모든 선교사들의 수입이 그 통장을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지도해왔다. 여기서 한걸음 더나아가 선교사들이 강의 수입, 부정기적 헌금, 기타 헌금 등 통장 외로 들어오는 수입에 대해서도 그 금액과 내역을 이메일로 본부에 보고해 장부상으로나마 수입 및 지출로 처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한걸음 나아가 재정감사를 공인회계사를 통해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태정 선교사 발제에 대해 응답한 손창남 선교사(오엠에프선교회)는 “한국에서 그나마 이뤄지고 있는 재정 감사는 한국의 선교단체에 해당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현지의 개별선교사나 팀에 대한 재정 감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교전문가들은 △선교사 재정 윤리 강령 채택 △재정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 계속 강조 △파송 전 재정 교육 △안식년 기간 중 재정 관련 재교육 △재정 관리 우수 단체에 이익 제공 △한국교회 전체적인 재정 투명성 제고 노력의 병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선교사들이 재정에 투명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노후와 자녀교육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방콕 포럼 참가자들은 논의된 이슈들을 책으로 발간하기로 했다. 또 제5회 포럼을 내년 1월 열기로 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주요 선교단체 대표들과 선교사, 목회자 등이 고루 참여했으나 교단 선교부 관계자들이 적게 참여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