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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은 떠나며 작은 산들은 옮길지라도 나의 인자는 네게서 떠나지 아니하며 화평케 하는 나의 언약은 옮기지 아니하리라 너를 긍휼히 여기는 여호와의 말이니라(사54:10)


캄보디아에 살면서 계절의 변화에는 무디어졌지만 그래도 달력을 보면 단풍든 조국의 산천은 떠오릅니다. 더구나 지난달에는 추석까지 있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추석을 "싸엔"혹은 "싸엔 로옥 카에"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하면 '달님에게 제사지내는 날' 정도의 뜻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사상을 차리거나 절을 찾아서 복을 비는 것으로 추석을 보냅니다. 추석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송편 아닙니까? 이곳 한국식품점에서 만든 송편을 맛보았습니다. 재료들을 캄보디아에서 나는 것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모양은 송편이 분명한데 맛은 송편이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무늬만 송편이었습니다.


10월을 시작하면서 또 하나의 명절을 지냈습니다. 캄보디아 전통 명절인 "프쭘번"입니다. 죽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명절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어 절을 방문하기 때문에 시내 거리는 텅텅 빌 정도로 한산합니다. 이런 명절에는 온 나라가 말 그대로 하나의 절이 되어 버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명절이라도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상가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서 아주 심심하게 며칠을 보내었습니다.


그동안 언어를 가르치던 "소킴" 자매가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바람에 공부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소킴 자매가 다니는 교회에서 한국 교회의 후원으로 의료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의료인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소킴 자매가 그중 한명으로 선발되어 교회의 후원으로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캄보디아의 의과대학은 우리처럼 어려운 시험을 통하여 입학하는 것이 아니고 비싼 학비를 낼 수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하여 공부할 수가 있습니다.


소킴 자매는 처음에 공부가 힘들어 가고 싶지 않다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그 말에 아버지께서 단식투쟁(?)까지 하고, 저도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고 거들어서 학교에 가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자매에게는 아주 잘된 일이지만 저희들은 또 새로운 언어 선생을 구해야 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동안 몇 명의 언어 선생들을 바꾸면서 좋은 선생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소킴 자매에게 '너하고 똑같은 친구 하나를 데려오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오늘 새로운 자매를 소개 받았는데 첫인상은 좋아 보였습니다. 예전에 교회를 조금 다닌 적은 있지만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희와의 만남을 통해 예수님까지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처음 만나서 "나는 공부를 잘 가르치는가 잘못 가르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르치기 위해 준비해 오는 마음과 성실한 마음을 원한다"고  말을 해 두었습니다.


후원교회인 거제 옥포제일교회(이상근목사님)에서 초청을 해 주셔서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한국 방문하는 일이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 아닌데 초청해 주신 교회와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방문할 날짜는 장로교 신학교의 강의를 마치는 12월 16일부터 1월 13일까지 약 한달 예정입니다.(아직 날짜는 유동적입니다) 파송 후 1년 7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방문 기간 동안 후원교회와 개인 후원자들을 방문하여 선교보고와 교제를 나누고 싶습니다. 선교보고를 원하시면 저의 이메일이나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주시면 날짜를 정하여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인터넷 사용이 불편하시면 문서를 담당하는 현충헌 형제와 전화로 연락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연말연시가 겹쳐 바쁜 일들이 많겠지만 좋은 교제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호산나센터는 10월 들어 신입생 입학식을 하고 한 학년씩 진급을 하여 초등학교 4학년까지 생겼습니다. 저는 이번 학기부터는 호산나센터에서 그동안 가르치던 영어 수업을 중단했고 아내는 계속해서 음악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현섭이와 현찬이는 벌써 학기의 절반을 보냈습니다. 정말 시간의 흐름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현섭이가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고 말할 정도이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캄보디아의 모습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도로가 포장되고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백화점이 생깁니다. 그럴수록 휘황찬란한 건물 앞에서 외국인들에게 구걸하는 이들의 어깨는 더욱 힘겨워 보이고, 고급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매연 뒤에 맨발로 걸어가는 이들은 더욱 힘이 없어 보입니다. 점점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이 심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모든 것이 변하고 바뀌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입니다. 그 인자하심이 선교지에서 저희들의 삶을 늘 평안으로 인도하심을 고백합니다. 모든 동역자들 위에도 주님의 인자하심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리며 선교지에서의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2005년 10월 5일

프놈펜에서 김성길, 정심영, 현섭, 현찬 선교사 가족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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