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편지 제 105호(2015.01.14)

by 로꾸루톰 posted Jan 15,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5년전인 2010년 1월 기도편지를 보내면서 처음으로 교회 건축을 위한 기도 제목을 보내드렸습니다. 해마다 우기철만 되면 물에 잠기는 불편함은 두고라도 예배와 교육을 위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1억원(10만불)의 건축비를 예상하고 기도제목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도 기도 제목으로 내어놓고 매 예배 시간과 기도 모임에 5년간 단 한 주간도 빼놓지 않고 온교회가 함께 기도했습니다. 처음 기도를 시작할 때만 해도 겨우 중학교 1,2학년 정도되었던 청소년들이 기도와 함께 건축 헌금도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100원, 200원씩 건축 헌금을 드렸고 그렇게 모은 헌금이 200불이 조금 넘었을 때, 세번째 교회를 개척하게되어 큰빛교회 청소년들이 기쁜 마음으로 수년간 힘들게 모은 건축 헌금을 언롱꽁 교회의 대문을 세우는데 모두 헌금하였습니다.


세월은 흘러 1억원이면 가능하던 건축비가 1억 4천만원이 되더니 이젠 1억 6천만원이 되어야 할만큼 모든 것이 올랐습니다. 그래도 기도는 우리의 몫이고 응답은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믿음으로 5년을 지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침묵하셨고, 아이들의 기도 소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저의 마음은 불편했습니다. 차라리 아이들이 지쳐서 스스로 기도를 그만두고 흐지부지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부끄럽지만 솔직히 했었습니다. 어디가서 건축 헌금이 필요합니다라는 말 한마디 못하는 저의 소심함도 한 몫을 했겠지만 그렇게 5년동안 건축을 위해서 단 한 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새해를 준비하면서 제 마음 속에 다시 5년전의 기도 제목을 떠올렸습니다. 5년동안 기도했으면 할만큼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제일 큰 기도 제목을 교회 건축으로 세우고 다시 한번 기도와 후원을 요청해야겠다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올해는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데 선교 보고를 드릴 때 건축 헌금 요청도 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며 1월의 첫번째 주일을 지낸 후, 캄보디아 선교를 위해 애쓰시는 모 집사님 내외분께서 잠시 캄보디아를 방문하셨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실 때 집사님께서 그동안 마음 속에 기도하며 준비하셨던 말씀을 저에게 하셨습니다. 큰빛교회 건축을 위해 1억원을 헌금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5년간의 기도가 응답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캄보디아 선교를 시작하며 “늦더라도 하나님의 방법으로”라는 사역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늦더라도 하나님의 방법으로” 선교 사역을 했지만, 지난 12년 동안 단 한번도 하나님의 방법이 늦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가장 적절한 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하나님께서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교회 건축도, 처음 기도를 시작하고 5년이나 늦은 것 같지만 가장 적절한 하나님의 때가 되어 응답을 주신 것이라 믿습니다. 건축은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준비가 갖춰지면 시작할 예정이지만, 그전에 건축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하고 여전히 부족한 6천여만원의 건축비를 준비하는 기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처음 어린이 예배로 시작된 교회지만 그 어린이들이 자라서 청소년 예배가 자리를 잡았고, 1-2년 후면 청년부를 시작해야 합니다. 다양한 연령층이 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배울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뿐만아니라 한해의 절반인 6개월의 긴 우기를 지날 때면, 비가 올때마다 교회가 침수되어 작은 플라스틱 의자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물이 빠지기를 밤새도록 기다려야하는 사역자들과 기숙하는 청소년들의 고통도 이제는 덜어주고 싶습니다.


집사님 한분의 헌신으로 교회 건축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 헌신이 “마중물”이 되어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척박한 땅 캄보디아에 예수 그리스도를 수원지로 하는 생명수가 솓아나는 교회로 세워질 수 있기를 동역자들의 기도와 동참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새해 첫 예배를 감사와 기쁨 가운데 드렸습니다. 30여명의 청소년들이 하나님께 예배 드림으로 한해를 출발하였습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청소년 4명과 바나바, 뻐으 전도사까지 6명이 한 팀이 되어 찬양단 악기팀을 구성하였습니다. 헌물받은 드럼을 비롯한 몇몇 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예배 찬양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1월 마지막 주간에는 한우리교회(정기영목사님) 비전 트립팀이 큰빛교회와 쁘로까 교회를 중심으로 어린이 성경학교를 진행합니다. 청소년 교사들이 고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봉사할 교사를 모집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반나절이라도 시간을 내어 성경학교를 돕기로 하였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말씀을 배우는 기회가 되고 청소년 교사들과 비전트립팀에게는 훈련과 은혜를 누리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해 주세요.


우돔 전도사의 부인 레악스마이가 곧 출산을 하게됩니다. 건강한 아이를 순산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복중의 아이는 딸이며 이름을 “리디어(루디아)”로 지었다고 합니다. 


현섭이 현찬이는 짧은 겨울 방학을 마치고 2학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4월이면 종강이니 또 일년을 마쳐갑니다. 올해는 현섭이 현찬이가 함께 캄보디아를 다녀갈 예정입니다. 현섭이는 병역을 위해 신검을 받을 계획이고 현찬이는 오래된 어깨 통증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두 아들의 건강한 학업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요즘 교회 아이들이 서너명 모여 앉으면 제일 큰 화제거리가 교회 건축입니다. 그중에 제일 재미난 이야기 하나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교회 건축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모여서 새 교회를 지으면 무얼 할 것인가에 대해 서로 침을 튀기며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녀석이 하는 말에 모두들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나는 비올 때 2층에 앉아서 다른 집들 물에 잠기는 거 구경할거야.” 교회가 물에 잠길 때마다 고생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우리 교회가 물에 잠기지 않으면 우리 동네에는 물에 잠기는 집은 없을 것입니다. 도로는 다 잠기겠지만….


 

2015년 1월 14일


캄보디아 선교사 김성길, 정심영, 현섭, 현찬 드림



*“마중물”은 땅 속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맑고 시원한 샘물을 퍼올리기 위해 마른 펌프에 붓는 ‘첫 물’을 일컫는 고운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