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제 8호 (2004년 11월 29일)

by 우리목사님 posted Dec 01,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사 11:9)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계절의 변화를 느낍니다. 열대지방이라 일 년 내내 더운 줄 알았더니, 아침에 불어오는 바람은 춥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입니다. 며칠 전부터는 저녁만 되면 꼭 우기처럼 비가 내려서 아주 시원했습니다. 일교차가 크다보니 감기 환자도 많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지난 한달 동안도 평안하셨는지요? 저희 가족은 언제 한 달이 흘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고 정리하다보니,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 버렸습니다. 집 정리에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시장을 뒤져 재료를 하나씩 찾아야 하고, 필요한 공구가 있으면 또 나가서 하나씩 사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답답한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조급하게 서둘지 않고 오늘 못하면 내일하고, 이달에 못하면 다음 달에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9일에는 캄보디아에 새로운 국왕이 즉위를 하였습니다. 질곡의 역사 한가운데서 국왕의 자리를 지켰던 노르돔 시아누크 왕은 그동안 북한과 중국에 머물며 여러 차례 왕권 이양을 공언하다가 이번에 아들인 노르돔 시아모니 왕에서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새 왕 시아모니는 청소년 시절부터 예술적인 재능이 많아 북한에서 영화 유학을 하는 등 평생 예술가로서 살았다고 합니다. 새 왕의 즉위로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국내 정세가 안정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호산나센터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날마다 배우고 있습니다. 아주 쉬운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가르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잘 따라하던 녀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꾀를 부리기 시작하니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며칠 전에는 그동안 배운 내용을 시험 쳤는데, 이 녀석들이 벌써 부정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아주 고전적인 수법인 책상 위에 예상 문제를 몰래 써 놓거나, 종이에 단어를 써서 책상 아래 숨겨 놓고 보는 녀석도 있고, 어떤 녀석은 아예 책을 펴고 보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새로운 방법의 테스트를 연구(?) 중에 있습니다.


 11월의 마지막 주간은 본옴뚝이라는 캄보디아의 명절입니다. 우기에 수위가 높아진 메콩강의 물줄기가 똔레삽 강을 따라 내륙 호수인 똔레삽 호수 쪽으로 흐르다가, 건기가 되면 똔레삽 호수의 물이 수위가 낮아진 똔레삽 강을 역류하여 메콩강 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강물의 흐름이 반대로 바뀌는 즈음에 물축제라는 이름으로 메콩강 주변에 모여 잔치를 하는 아주 유명한 명절로, 전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 물축제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합니다. 물이 강줄기를 거슬러 역류하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한번 흐르기 시작한 물줄기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만 흘러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때로는 강물이 거슬러 올라가기도 합니다.

 

건기에는 역류하는 똔레삽 강을 바라보며 이곳 캄보디아에 또 다른 물줄기의 역류를 기대합니다. 강물은 거꾸로 흘러도 전쟁과 우상, 가난이라는 도도한 물줄기는 아직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이 나라의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어, 캄보디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기대합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안, 복음이 주는 풍성함이 이 나라 방방곡곡에 넘쳐흐르길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열심과 모든 동역자들의 기도와 후원이 이 나라 역사의 물줄기를 역류 시키리라 믿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의 기도와 후원에 감사드리며....


2004년 11월 29일


프놈펜에서 김성길, 정심영 현섭, 현찬 선교사 가족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