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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동네 골목은 한창 공사 중입니다. 어느날 한 집에서 대문을 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마신플렁 소리로 온 동네를 시끄럽게 만들며 대문을 새로 만들고 페인트 칠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바로 그 옆에 있는 집이 똑같이 대문을 수리하였습니다. 이것을 신호로 무슨 유행이나 되는 듯 골목 안에 있는 집들이 모두 대문을 새로 수리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급기야는 우리가 사는 집도 1층에 사시는 한인 선교사님께서 대문을 수리해 달라고 주인에게 부탁을 했다는 것입니다.

 

온 동네가 이렇게 대문을 갑자기 수리하기 시작한 것은 제일 처음 대문을 수리한 집에 강도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네에 떠도는 "카더라" 소문에 따르면, 한 밤중인 2시 경에 그 집에 강도가 들었습니다. 권총을 가진 몇명의 강도가 쇠창살을 절단하고 들어가서 집 안에 주차된 자동차를 훔쳐서 대문으로 유유히 도망을 갔다는 것입니다. 집 안에 잠을 자던 사람이 강도가 들어와서 차를 훔쳐가는 것을 보았는데 총을 들고 있어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뻔히 쳐다보면서 강도를 당했다고 합니다. 이 소문이 동네에 퍼지자 감옥처럼 온 집을 쇠창살로 둘로싼 것도 모자라서 2중 3중의 창살을 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캄보디아는 치안이 불안하기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공무원의 부정 부패와 치안부재라고 할 정도입니다. 훈센 총리는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공무원의 부정부패 척결과 치안 유지를 약속하였지만, 깊은 뿌리는 고사하고 잔뿌리조차도 뽑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불안한 주민들의 집들은 대부분 감옥과 같이 온통 쇠창살로 칭칭 감아둡니다. 심지어 빨래한 옷을 말리는 건조대도 철망으로 둘러치고 열쇠를 채워두고 쓰는 집도 있습니다. 처음에 이런 감옥과 같은 집에 갇혀 사는 것이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더구나 집을 지을 때 보통 대여섯채 많게는 20여채씩 이어서 집을 짓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일 바깥쪽에 위치한 두채에만 한쪽 벽으로 창문이 있고 나머지 가운데 집들은 창문이라고는 없는 이상한 형태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도 2층은 출입문이나 뒷쪽 베란다를 통해 빛과 바람이 통하지만 1층은 앞뒤로 꽉막힌 쇠창살 때문에 하루종일 빛 한줄기 바람 한점 들어오지 않는 말그대로 감옥입니다. 그래서 새로 이사 온집에 창문이 있고 햇빛이 들어온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온 집을 창살로 두르고 이중 삼중의 열쇠를 채우고도 안전하지 못한 것이 이 나라의 주거환경입니다. 강도가 창살을 끊고 들어와서 대문을 열고 자동차를 훔쳐가고, 그것을 보고도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숨어 있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집도 좀 더 철저히 문단속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집은 대문에서 부터 집으로 들어오기까지 자물통 3개를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밤에는 출입문과 베란다에 또 큰 열쇠를 두 개나 채워야 합니다.

 

한국에서 한 때 열쇠 3개라는 말이 유행앴었는데, 저희는 모두 5개의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섯개의 열쇠로도 결코 안전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강도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치안 가운데 하나님께서 늘 눈동자처럼 지켜 주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마 6: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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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목사님 2004.12.19 23:06
    "카더라"는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더라"는 뜻으로 책임질 수 없는 소문을 내거나 말을 할때 "누가 그 카더라"이렇게 말을 합니다. 혹시 "카더라"는 말을 김성길 목사님이 사용하니까 캄보디아 말로 아주 의미 심장한 뜻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지 마시라고 한마디 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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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은 2004.12.2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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