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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님 한 분과 집사님 한 분이 먼 나라에서 캄보디아를 잠시 방문하며 저희 교회를 들리셨습니다. 언롱꽁 교회를 방문하여 교회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회에서 키우는 개를 보았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집에서 개를 많이 키웁니다. 한국처럼 애완용이 아니라 개 본연의 임무인 경비가 주목적입니다. 좀도둑들이 들어올 때 개가 짖으니 도둑들이 개 있는 집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경비 임무가 다 끝난 개들은 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한국만 개고기를 먹는 것이 아니라 캄보디아도 개고기를 즐깁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 “쌋 삐쎄(특별한 고기)”라는 간판을 달고 개고기 통구이(바비큐)를 해서 팔기도 합니다.

 

보통 캄보디아 사람들은 집에서 개를 키우지만, 특별히 개만을 위한 먹이를 잘 주지 않습니다. 사람 먹을 것도 부족한 형편에 개를 위해 먹이를 준비하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먹고 남은 음식이나 바닥에 흘린 음식들이 개들의 식량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개가 비쩍 말랐고 피부병이 많습니다. 영양이 부실해서 그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애완견들의 권리까지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보면 동물 학대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언롱꽁 교회를 방문하신 두 분 손님도 개가 사람보다 더 잘산다는 나라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라서 이런 형편없는 개의 몰골을 보며 한없이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다가 밖으로 나가더니 가게에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한 끼 밥으로 먹는 샌드위치 비슷한 캄보디아 음식을 사 들고 와서 개들을 불러 뜯어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개들도 그런 맛있는 고급 음식을 처음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개들이 그야말로 허겁지겁 빵을 받아먹을 때 그 옆에 몇 명의 아이들과 동네 사람들이 서 있었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개들에게 주는 이방인의 모습이 한없이 이상했을 것입니다.

 

개들이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던 한 사람이 저에게 와서 작은 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 목사님, 오늘은 제가 개가 되고 싶어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개가 되어 저걸 받아먹고 싶다고 말하는지 그들의 형편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 캄보디아의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들이 맛있게 받아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는 그분들의 모습이 예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개들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거나 혹은 사람이 먹는 음식보다 비싼 개 전용 사료를 주는 것이, 개를 사랑하거나 개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서양에서는 일상일지는 몰라도 캄보디아에서는 여러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 될 수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캄보디아 사람처럼 행동하고 캄보디아 사람처럼 지내야지 캄보디아 사람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은 아닌 듯합니다.

 

개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 사람을 만나면 자꾸 그때 일이 떠오릅니다.(20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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