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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거실에는 화초가 많습니다. 아내가 화초를 키우고 돌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 죽어가던 화초도 아내의 손을 거치면 새 생명을 얻게 됩니다. 캄보디아가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일년내내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는 화초들이 많습니다. 화원에서 특이한 화초를 발견해서 들고 오면 그때부터 유튜브를 뒤지며 무슨 꽃인지, 어떤 꽃이 피는지,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검색하고 공부해서 어느 날 전문가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호야”라는 꽃에 푹 빠져 있습니다. 벌써 몇 종류의 호야를 구입해서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돌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호야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호야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첫 번째 매력은 특이한 꽃 모양입니다. 별을 품은 듯한 꽃은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마치 공처럼 둥글게 꽃을 피웁니다. 그 모양을 보고 있으면 넋을 놓고 보게 됩니다.
두 번째 매력은 향기입니다. 꽃이 피면 향기가 진동합니다. 특히 밤이 되면 향기는 더 진해집니다. 거실에 핀 꽃으로 인해 온 집안이 향기로 가득 찹니다. 밤에 어쩌다 거실에 나오면 향기로 가득 찬 거실이 마치 꽃으로 가득한 화원 같은 착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매력은 꽃이 질 때입니다. 세상에 제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질 때는 추하게 됩니다. 우리 집에도 그런 꽃이 있습니다. 꽃은 아름다운데 질 때 너무 지저분해서 아름다움을 반감시킵니다. 그런데 호야는 다릅니다. 꽃망울이 활짝 펴서 향기를 한참 뿜어내다가 질 때가 되면 활짝 핀 몽우리를 다시 접어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서 그대로 톡 떨어집니다.
마지막 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예뻐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지막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원래 왔던 그 모습대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고고한 삶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그 모습을 보더니 우리 인생도 이러면 좋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이
지저분하지 않고 깨끗하게,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하게,
구질하지 않고 산듯하게,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호야꽃을 보며…
(2022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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