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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두 번 정도 NGO에서 우리 교회를 빌려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청소년과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지원을 하는 기독교 NGO 입니다. 담당자는 캄보디아 목사님입니다. 

 

수개월 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교육을 마친 담당 목사님이 제 사무실로 찾아와서 잠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자신들의 단체가 요즘 어떤 사역을 하는지, 어떤 단체들과 연계되어 있는지, 어디서 후원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지 등등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캄보디아 교회가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말하며 자신들이 관여하는 교회나 기관들 중, 그나마 한국 선교사들이 사역하는 곳은 어느 정도 선방하고 있지만 현지 목회자나 다른 외국 선교사들이 사역하던 교회는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곳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교회도 아이들이 많이 줄었고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은 대부분이 교회를 떠나서 마음에 낙심이 많이 된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제 말을 듣더니 웃으면서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목사님, 전혀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도움 받는 아이들도 대학을 가거나 직장을 가면 대부분 떠나가고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계속 이 사역을 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들이 도와주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다음 세대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도움 받았던 아이들이 비록 다 떠나가도, 장성해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어 아이를 낳아 기를 때, 자신의 아이들이 교회를 가게 되면, 최소한 아이들이 교회 가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도 교회의 도움을 받았다는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모들이 아이가 교회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면 그 세대는 복음을 받아 들이는 것이 더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교회를 떠나간다고 하더라도 전혀 낙심하지 말고 사역하세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목사님이 했던 말이 제가 처음 사역을 시작하며 가졌던 마음이고, 지금도 사역하며 늘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의 목사님 한 분께서 전화를 주셔서 캄보디아 사역과 한국의 사역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그 목사님께서 “요즘 한국 교회의 주일학교가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믿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이 교회를 거의 나오지 않는 이유”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도 상당히 공감이 되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때, 부모님의 핍박을 견디며, 때로는 매를 맞으면서도 신앙을 지킨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에서 부모나 가족의 핍박을 견뎌내는 경우를 정말 보기 힘듭니다. 부모가 교회를 못 가게 하면 너무도 쉽게 신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NGO 담당 목사님 말씀처럼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교회에 보내진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반대만 하지 않으면 복음을 받아들이는 일이 쉬워진다는 것은 캄보디아의 현실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캄보디아 복음화를 위해 어떤 부분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를 진단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보며 낙심되고 좌절되는 마음을 금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의 목사님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에 다짐합니다.

 

”울며 씨를 뿌릴지라도, 추수는 내가 못 할 수도 있다“  

“울며 씨를 뿌렸으니, 추수를 반드시 내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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