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0:50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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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껏 캄보디아에 살면서 도무지 이해 못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무엇이든 만지면 부서지고 깨지고 고장 나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손입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교회 비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장실 변기, 수도꼭지, 청소도구, 바가지, 물통, 창문 손잡이, 문고리, 열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손만 가면 고장 납니다. 오토바이, 자전거도 핸드폰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서지고 깨지고 고장 납니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고장 나면 고장 난 대로 그대로 씁니다. 전혀 불편을 못 느낍니다. 제가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이해 못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정말 부서지고 깨지고 고장 나는 것의 끝판왕을 보았습니다. 며칠 전 교회 아이 하나가 집에 망치 쓸 일이 있는데 없다며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쓰고 잊지 말고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뭘 빌려주면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가져오질 않았습니다. 오늘 교회에 얼굴이 보이길래 망치 가져오라 했더니 “망치가 깨어졌어요”라고 대답합니다.

 

“엥?”

 

망치가 깨어지다니 내가 뭘 잘못 들었나 다시 물었더니 역시 망치가 깨어졌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야, 망치는 다른 걸 깨는 것인데 왜 망치가 깨어지냐?”라고 물었더니 “몰라요. 쓰다 보니 망치가 깨어졌어요”라고 대답합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목사님 못 믿겠어요 ?”라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응 못믿겠어. 다른 물건을 깨라고 만든 망치가 깨어진 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야”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섬주섬 핸드폰을 꺼내더니 사진을 한 장 보여 줍니다. 그 사진을 보니 마치 망치로 내 머리를 맞는듯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아, 망치도 깨어질 수 있구나…”

 

난 오늘 부서지고 깨지고 고장 나는 끝판왕을 보았습니다.

 

 

IMG_5352.jpeg

 



  1.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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