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옛날 한 마을에 “쏙슬롯”이라는 아이와 “쏙깟”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쏙깟은 아주 못된 아이였습니다. 친구들과 놀면 얼마 안 되어 친구들과 싸우거나 욕을 하거나 아니면 때리기 일쑤였습니다. 속깟의 부모는 아주 부자였는데 아들에게 무엇이든지 부족함 없이 채워 주었습니다. 그러나 온 동네 사람들은 쏙깟을 아주 싫어하고 미워하였습니다. 그러나 쏙슬롯은 부모가 없는 고아로 할머니와 함께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심성이 착해서 동네의 모든 아이와 사이좋게 지내고 싸우거나 하는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쏙슬롯을 불쌍히 여겨서 자주 음식도 갖다주고 필요한 것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의 그런 모습에 질투를 느낀 쏙깟은 더 심하게 동네 아이들을 괴롭히고 싸움을 하였습니다. 쏙깟 때문에 동네 어른들끼리도 자기 아이를 감싸느라 서로 싸우는 일이 종종 있을 정도였습니다.

 

쏙갓과 쏙슬롯이 커서 청년이 되었습니다. 쏙깟이 쏙슬롯에게 “ 야! 너희 집 대나무 마루가 다 내려앉았던데 우리 같이 숲에 가서 대나무를 잘라와서 너희 집 마루를 수리하자”라고 했습니다. 쏙슬롯은 “미안한데, 난 대나무를 자를 칼도 없고 마루를 수리할 연장도 없어. 하루 세끼 밥 먹기도 힘든데 그걸 수리할 여유가 없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쏙깟은 “그런 걱정은 하지 마, 내가 모든 것을 다 준비해 올게. 칼이나 연장도 준비하고 먹을 음식도 다 준비해서 올게”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필요한 도구를 준비해서 대나무 숲으로 갔습니다. 가기 전에 쏙슬롯은 할머니에게 속깟과 함께 마루를 수리하기 위해 대나무 숲으로 가서 나무를 해 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얘야, 거기 가지 마라. 대나무 숲은 인적도 없고 깊어서 위험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쏙슬롯은 할머니에게 걱정하지 마시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할머니는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배웅을 하고 쏙깟과 쏙 슬롯은 대나무 숲으로 갔습니다.

 

대나무 숲에 도착해서 쏙슬롯은 열심히 대나무를 잘랐지만 쏙깟은 빈둥빈둥 하는 둥마는 둥 하였습니다. 점심때가 되어 둘은 마주 보고 앉아 점심 도시락을 펼치고 같이 먹었습니다. 쏙깟은 마음속으로 ‘오늘이 너의 마지막 날이 될거야’라고 생각하며 쏙슬롯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 쏙슬롯의 눈을 찔러 버렸습니다. 고통에 큰소리를 지르며 왜 내 눈을 찌르느냐고 물었습니다. 쏙깟은 화를 내면서 “너희 집을 수리하는데 왜 내 밥을 먹고 내 칼로 대나무를 자르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쏙슬롯은 네가 모든 것을 준비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말했지만 쏙깟은 칼로 나머지 눈 하나도 찔러 버렸습니다.

 

눈을 잃은 쏙슬롯은 자신의 눈을 잃은 것보다도 혼자 남게 된 할머니가 더 염려되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쏙슬롯을 쏙깟은 발로 차서 강물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물고기 밥이나 되어라”고 말했습니다. 쏙깟은 잘라둔 대나무를 모두 챙겨 혼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쏙슬롯의 할머니에게 가서 대나무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 쏙슬롯이 잡아먹혔다고 했습니다. 손자가 호랑이에게 먹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마치 자신이 죽는듯한 고통을 받으며 슬피 울었습니다. 그러나 쏙깟은 아주 기뻐하였고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온 동네 사람들에게 욕을 하며 집으로 갔습니다.

 

쏙슬롯은 눈을 잃고 물에 빠진 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강가에는 숲의 산신령에게 제를 지내기 위해 만든 신당이 있었는데, 그 곳의 산신령은 엄청난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신이었습니다. 산신령이 부리던 큰 악어가 사람으로 변신해서 신당 아래서 잠을 자다가 배가 고파 다시 악어로 변신해서 물에 들어가 먹이를 잡으려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쏙슬롯이 물에 떠내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악어는 “오늘 아주 재수가 좋은 날이구먼. 저놈을 점심으로 먹어야겠네”라고 생각하고 쏙슬롯에게 다가가는데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계속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자세히 보았더니 눈도 없는 청년이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악어는 “이건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 내가 잡아먹을 것이 아니라 신령님께 데리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쏙슬롯을 건져서 신당에 있는 산신령에게 데리고 갔습니다.

 

산신령은 쏙슬롯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고 쏙슬롯은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다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신령은 “세상에 어찌 그리 나쁜 놈이 있느냐”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법의 약초를 사용해서 쏙슬롯의 잃어버린 눈을 다시 회복 시켜 주었습니다. 눈이 치료되자 신령은 쏙슬롯의 손에 모래 한 줌을 쥐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꼭 쥐고 집에 가서 이불을 펼친 후에 그 위에 이것을 뿌리거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악어에게 쏙슬롯을 태워 데려다주라고 했습니다. 악어의 등에 타고 쏙슬롯은 쏙깟이 자신을 강물에 발로 차서 밀어버린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밤 중에 집으로 돌아온 쏙슬롯을 보자 할머니는 울며 맞이하였습니다. 호랑이에게 잡혀 죽었다고 생각한 손자가 살아 돌아오자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쏙슬롯은 있었던 모든 일을 할머니에게 말하고 이불을 펴고 손에 있던 모래를 던졌습니다. 그러자 모래 한알 한알이 모두 금덩이 은덩이로 변했습니다. 부자가 된 쏙슬롯은 새로운 집도 짓고 옷도 사고 음식도 샀습니다. 이젠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쏙깟은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했던 쏙슬롯이 두 눈도 멀쩡하고 부자까지 되어 다시 나타난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쏙슬롯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난번 대나무 숲에 갔을 때는 내가 귀신에게 홀려서 너에게 나쁜 짓을 해서 미안해. 그런데 내가 분명히 네 눈을 찌르고 물에 던져 죽게 했는데 어떻게 살아온 거야?”라고 물었습니다. 쏙슬롯은 그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을 사실대로 다 말해 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 들은 쏙깟의 마음속에는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이 끓었습니다. “나도 너처럼 그렇게 할 거야”

 

얼마 후 쏙깟은 다시 쏙슬롯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나무 숲에 나무를 하러 가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쏙슬롯은 지난번 일이 생각나서 안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쏙깟은 사정을 하면서 지난번에는 내가 귀신에게 홀려서 그런 나쁜 일을 했는데 이젠 모두 반성했고 너에게도 사과했으니 모두 용서하고 한 번만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쏙슬롯은 “그래 내가 부자가 된 것이 따지고 보면 너 때문이야”라며 둘은 다시 대나무 숲으로 갔습니다.

 

한참 나무를 하다가 점심때가 되어 같이 점심을 먹다가 쏙깟은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서 쏙슬롯에게 주며 자신의 눈을 찔러 달라고 했습니다. 쏙슬롯이 그런 짓은 할 수 없다고 말하자 다시 사정하며 인정사정 보지 말고 눈을 찔러 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할 수 없이 쏙슬롯이 칼로 눈을 찌르자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욕심에 다른 눈도 찔러 달라고 했습니다. 두 눈을 다 잃게 되자 이젠 자신을 강물에 차서 던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물에 빠져서 뭐라고 소리쳐야 되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쏙슬롯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를 끊임없이 외쳤다고 말하고 쏙깟을 발로 강물에 차 버렸습니다.

 

쏙깟은 이젠 산신령이 부리는 악어를 만나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려주세요”를 끊임없이 외쳤지만, 악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쏙깟은 물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쏙깟은 물고기 밥이 되고 해골 하나만 남아서 물에 둥둥 떠내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해골에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소리가 계속 났습니다.

 

어느 날 한 동네의 부잣집 딸이 남녀 종들과 함께 강가에 목욕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시원한 강물에서 즐겁게 목욕을 즐기다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란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목욕하던 모든 사람이 이상해서 주변을 돌아보다가 강물에 떠 있는 해골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딸은 하인 한 명을 보내서 건져 오게 하였습니다. 물 밖으로 나온 해골에서는 계속해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딸은 해골을 가지고 집으로 와서 엄마 아빠에게 건져온 해골을 주면서 강가에서 주운 해골인데 살려달라는 소리가 난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해골에서 나는 소리를 듣더니 보통 해골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깨끗하게 씻고 금으로 장식된 쟁반에 올려 두었습니다.

 

딸의 아빠인 부자는 매일 아침 왕궁에 가서 네 명의 대신들과 함께 왕을 만나서 국정을 의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부자가 왕궁에 가서 자신의 집에 쉬지 않고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는 해골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네 명의 대신은 이 세상에 말하는 해골이 어디 있느냐며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부자는 그러면 내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만약 말하는 해골이 있으면 대신들이 부자에게 금 100 덤롱(약 5kg)을 주고 거짓이라면 부자가 대신들에게 그 만큼 주기로 했습니다. 서로 약속을 하고 부자는 집으로 해골을 가지러 왔습니다. 집에 있는 해골에서는 여전히 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자는 속으로 이번 내기는 분명히 이겼다고 생각하며 대신들에게 받을 금덩이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조카 한 명을 불러 해골을 들게 해서 같이 왕궁으로 다시 갔습니다.

 

그런데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해골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대신들이 해골을 보더니 무슨 소리가 나는지 들어 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부자는 해골 앞에서 “해골아! 말을 해봐, 살려주세요라고 해봐”라고 말하기도 하고 손뼉을 치기도 하고 만져도 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대신들은 부자에게 거짓말은 한다며 비웃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소리가 나지 않자 결국에는 화가 난 부자는 해골을 들고 왕궁을 나와 다시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왕궁을 나오자 해골에서는 다시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화가 난 부자는 하인에게 해골을 망치로 깨서 가루로 만들어 버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인은 해골을 깨지 않고 그대로 다시 강물에 던져 버렸습니다.

 

해골은 다시 강물에 떠서 “살려주세요”란 소리를 내며 흘러가다가 어느 절 앞으로 갔습니다. 마침 중 한 명이 강가에 나왔다가 소리 나는 해골을 보고 주워서 절로 돌아가서 동료 승려들을 불러서 죽은 자를 위한 염불을 하고 화장해서 가루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뼛가루를 석회와 반죽해서 절의 기둥에 칠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좋은 덕을 쌓아서 다음 생애는 좋은 곳에서 태어나라고 했습니다. 칠을 모두 하고 조금 남은 것을 자신이 타고 다니던 소달구지 바큇살에다 발랐습니다.

 

어느날 승려는 부모님께 인사를 하기 위해 달구지를 타고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잘 굴러가던 달구지가 옆에 다른 사람들이 지나가자 바퀴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바퀴에서 나오는 소리가 지나가는 사람을 욕하는 욕설이었습니다. 길을 가던 사람이 웬 승려가 달구지를 타고 가면서 자기들에게 욕을 한다며 화가 나서 쫓아와서 승려를 때렸습니다. 승려는 더 급하게 달구지를 몰고 도망을 갔는데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달구지 옆을 지나가자 또 욕설이 바퀴 굴러가는 소리로 나왔습니다. 그들도 역시 달구지를 탄 승려가 자기들에게 욕을 한다고 생각하고 달려들어 승려를 때렸습니다.

 

승려는 달구지를 몰고 절로 다시 돌아와 지난번에 해골을 화장한 그곳에서 달구지를 모두 불태워 버렸습니다. 달구지는 재가 되었고 그 재가 남아있던 자리에서 시간이 흐르자 풀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그 풀에는 가시가 있어서 사람이 지나가면 옷에 달라붙어 사람들을 괴롭히는 도깨비 풀(스마으 껀뜨라으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