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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 드러내게 하려 하심이라

  (엡 3:8-9)


오늘은 저희 가족이 캄보디아에 도착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무더운 날씨와 잦은 정전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고, 아이들은 온 몸에 땀띠가 나서 매일 파우더를 바르는 것이 하루 일과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위를 이기는 나름대로의 비결(?)도 익혔고, 정전이 되어도 할 일은 많다는 것도 터득했고, 지옥 불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뜨거운 4월에도 땀띠 없이 보낼 수 있습니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면 목자 되신 주님께서 양떼를 인도하시듯, 저희 가족을 인도하셨다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한국에 비하면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려움투성이었지만, 가장 적절한 때에 가장 적절한 것으로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세밀하심에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감탄하며 일 년을 보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로 함께해주신 모든 동역자들이 있었기에 어렵고 힘들 때마다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5월부터는 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가끔 비도 내리고, 구름이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날이 많아서 아주 시원한 가운데 보내고 있습니다. 언어도 그동안 상당한 진전(?)이 있어서 길거리의 간판을 서툴지만 읽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일 년을 공부해서 겨우 길거리의 간판을 읽는다고 비웃으면 안 됩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초등학교 6년을 졸업해도 신문의 글을 바르게 읽거나 받아쓰기를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프놈펜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좀 나은 편이고, 시골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읽고 쓰는 것을 정확하게 하는 사람들이 드물 정도라고 하니, 일 년 공부해서 간판 읽는 정도도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정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길거리 간판 중에도 장식체로 쓴 크마에는 그나마 읽지도 못합니다. 아직도 모든 글씨가 다 비슷해 보이기만 합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간판의 글씨는 거의가 다 장식체로 쓴다는 것입니다....


캄보디아의 문맹률은 통계상 약 50%정도 됩니다. 즉 국민의 절반 정도가 읽고 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문자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과거 폴폿 정권 시절 철저하게 교육시설들이 파괴된 탓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반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발소, 모또 수리점, 옷수선점 등의 간판에는 글보다는 가게임을 알려주는 그림이 더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현섭이와 현찬이는 이번 달부터 크마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엄마 아빠가 크마에 공부하는 것을 옆에서 들어서 그런지 아주 쉽게 배우고 있습니다. 아마 아이들이라서 더 쉽게 언어를 배우는 것 같습니다. 크마에를 열심히 공부해서, 엄마 아빠를 대신해서 통역해 주겠다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감사한 일은 지난번 기도편지에서 현섭이 치과치료를 위해 기도부탁을 드렸는데, 아주 쉽게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에서 치과의사로 계시던 분이 의료선교를 위해 오셨습니다. 그분의 소개로 캄보디아 치과대학에서 교수로 사역하시는 OM파송 선교사인 추교수님(말레이지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께서 현섭이 치료를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치료비 문제도 한 지체의 후원으로 잘 준비되고 있습니다. 세밀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고백합니다. 기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호산나센터에서 제가 가르치는 3학년 영어수업은 이제 시편23편을 다 암송하고 주기도문을 암송할 계획입니다. 시편23편을 다 암송하면 막대 사탕을 주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미 다 암송하고 사탕을 받았던 한 녀석이 오더니, 또 암송할 테니 사탕을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받았으면 안 된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지난번 외운 것은 다 잊어버렸고 새로 외운 것이라며 능청스럽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안 된다고 했더니, 하는 말이 “썰러란 로꾸루”(이제부터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며 웃는 것입니다.


아내가 가르치는 2학년 음악시간에는 “내가 만약 나비라면”이라는 어린이 찬양을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래 가사를 크마에로 번역하기 위해 아내와 언어를 가르치는 자매가 함께 한 시간이 넘게 머리를 싸매고 번역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번역된 노래가사가 있는 것입니다. 헛수고였지만 결코 헛수고가 아닌 수고를 하였습니다. 앞으로 언어를 잘하게 되면 더 많은 찬양들을 크마에로 번역하여 아름다운 찬양을 드리게 되길 기대합니다.


선교지의 삶은 측량할 수 없는 은혜 가운데 사는 삶입니다. 모든 동역자들의 삶의 현장에도 측량할 수 없는 은혜가 넘치는 한 달이 되기를 기도하며 글을 맺습니다.  


2005년 5월 20일

프놈펜에서 김성길, 정심영, 현섭, 현찬 선교사 가족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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